‘첨단과학·해양산업’ 포항의 새 경제심장 뛴다
  • 이진수기자
‘첨단과학·해양산업’ 포항의 새 경제심장 뛴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1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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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철강산업 일변도 포항
신약·로봇 등 신산업 육성으로 미래 100년 먹거리 확보나서
 
영일만항 활용한 신북방 경협, 인입철도·여객부두 완공 임박
금강산 크루즈 관광도 계획... 에코프로 등 국내외 기업유치
 
시민 체감경기 향상 위해 공사에 지역업체 수주 확대
포항사랑상품권 발행으로 건전한 소비문화 활성화
 
올해 관광객 700만 유치
‘경제 살아야 시민 삶 윤택’ 포항시 경제 살리기 올인
포항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월 31일‘포항 경제살리기 범시민대책본부’출범식을 가졌다.
포항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월 31일‘포항 경제살리기 범시민대책본부’출범식을 가졌다.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가 고개를 떨군 지난 14일 포스텍을 비롯해 국내 최대의 연구개발(R&D)기관이 들어선 포항시 남구 지곡의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를 찾았다. 센터 바로 옆에는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BOIC) 건립에 따른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바이오센터에는 산학연의 신약 개발에 따른 혁신 연구 플랫폼으로 제넥신을 비롯해 20여개의 바이오벤처 및 제약기업이 입주한다. 특히 제넥신은 포스텍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시가총액 1조5000억원 규모의 굴지의 제약사로 성장해 바이오 벤처기업의 성공 모델이 된 기업이다.

 

 포항시의 올해 시정 핵심은 △경제살리기 △도시환경재생 △생활밀착형 복지실현이다.
 이 가운데 경제살리기가 최우선 과제다. 경제가 살아야 시민 삶도 윤택하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중장기 및 단기 정책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신소재, IT융합, 로봇산업 등 신산업 육성과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러시아·중국과의 신북방 경제협력, 영일만항 인프라 구축 등이 포항 발전의 중장기 정책이다. 미래 100년을 내다본 포항의 신성장 동력이다.
 단기는 소비촉진에 따른 시민체감경기 향상을 위해 포항사랑상품권 발행, 지역업체 수주 확대, 관광객 700만명 유치 등이다. 중장기 및 단기 정책 모두 지역 특성을 고려했다.
 정연대 시 일자리경제국장은 “포항 발전의 큰 틀은 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에 따른 미래 먹거리 확보와 기업유치이다. 단기적으로는 적절한 소비촉진으로 시민체감경기를 회복하는 것이다”며 “단기 및 중장기 정책의 병행 추진으로 포항의 경제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 바이오·로봇·AI 등 신성장 동력 육성
 포항은 지난 50여년 동안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산업으로 생활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나 국내외 철강경기 침체로 철강 호황기는 이제 옛말이다.
 산업구조 다변화를 위한 대체산업의 발굴과 육성에 나선 포항시가 선택한 것은 신약 개발인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 연구개발 분야다.
 포항시의 투자가 상당하다. 최근 바이오, 신소재, 로봇 등 13개 첨단과학사업에 투자됐거나 투자될 액수는 총 3500억원이다.
 전국 기초단체로서는 보기 드문 의욕이다.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262억원)를 비롯해 조만간 착공하는 첨단기술사업화센터(160억원), 국내 최초의 식물기반 백신분야 중소벤처기업 지원시설인 식물백신 기업지원센터(135억원)는 오는 9월, 포항지식산업센터(250억원)는 12월 착공이 대표적이다.
 5월 국민안전로봇센터 준공에 이어 포항테크노파크 5벤처동(100억원) 7월, 국가산업단지인 포항블루밸리에 지난 26일 착공한 고품질강관 기술지원센터(200억원)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포항시는 지난해 12월 정부에‘포항 인공지능(AI)·바이오 강소연구개발특구’지정을 신청했다. 현재 평가를 받고 있어 기대된다. 지난해 에코프로와 2022년까지 1조원대 이차전지 양극소재 생산공장 신설에 따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 투자 의사를 밝힌 포스코켐텍 음극재 설비사업 유치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무형 시 미래전략산업과장은 “바이오, 로봇, 인공지능 등의 연구개발은 포항이 철강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첨단과학도시로 발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토대이다”고 했다.

포항시 지곡동에 위치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4세대는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포항시 지곡동에 위치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4세대는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 포항 인력·첨단시설 갖춰 연구개발 최적
 포항이 왜 바이오 등 첨단과학산업의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을까.
 포항 지곡에는 포스텍을 비롯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나노융합기술원(NINT) 등 무려 17개의 연구개발기관이 들어서 있다. 여기에 3,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다. 특히 4세대는 미국, 일본에 이어 2016년 우리나라가 세 번째 완공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가 자기장 속을 지날때 나오는 빛을 이용하는 장치로 물리, 화학, 재료공학 등 기초연구 분야는 물론 신물질 합금, 마이크로 의학용 로봇,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포항은 한마디로 우수한 인력과 다양한 첨단 연구시설이 직접화된 곳이다.
 14일 만난 장승기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장(포스텍 교수)은 “포항은 우수한 인력과 최첨단 시설로 신약을 비롯해 각종 연구개발에 있어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곳이다”며 “이런 토양에서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신약이나 획기적인 제품이 개발되면 포항의 경제는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다”고 했다.
 장 센터장은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은 1400조원 규모로 반도체, 자동차 등 타 산업보다 크며 향후 발전에 따른 기대 또한 상당하다”고 했다.
 포항시는 올해부터 5년 간 1000억원 규모의‘투자유치진흥기금’을 조성한다. 기업유치에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기금 조성을 위해 기업투자육성재단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 영일만항 인프라 구축과 북방 경협 추진
 이강덕 포항시장은 2월 21일 극동 러시아의 거점도시인 하바롭스크주와 캄차카주를 방문했다.

 포항의 신북방 경제협력을 위한 상호 교류 확대이다.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한국과 러시아 지방도시 간 제1차‘한·러 지방협력포럼’을 개최했다.
 국내는 서울, 부산 등 17개 광역단체, 러시아는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등 극동 지역 9개주가 포항을 찾았다.
 포항 최대의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포항은 우호 관계를 맺은 러시아 여러 도시와 경협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가스, 석탄, 수산물, 임목 등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시는 영일만항을 이용해 북방 경협과 함께 해외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포항 영일만항은 동해안 유일의 컨테이너 항만이다. 특히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시작점인 블라디보스토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
 항만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2월 농·수·축산물을 보관 저장하는 냉동·냉장창고를 건립해 가동하고 있으며 6월께 영일만항 인입철도가 완공된다. 특히 최대 7만t급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가 내년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는 이에 앞서 오는 12월 포항~하카타(후쿠오카)~사카이미나토~마이즈루~포항를 연결하는 크루즈 시범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유엔의 북한 제재 해제 시 금강산 관광도 검토하고 있다.
 2월 15일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인 미국 카니발 크루즈사가 영일만항을 방문해 대형 크루즈 접안 여부 등 항만 여건을 검토했었다.
 김종식 시 환동해미래전략본부장은 “포항이 전국의 타 지자체보다 북방 경협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며 “자원이 풍부하고 도시 발전 가능성이 상당한 러시아 중심의 북방 경협은 포항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축이다”고 했다.

 ■ 지역경제 선순환 단기정책 추진
 포항시는 시민체감경기 향상을 위해 단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월 31일‘포항 경제살리기 범시민대책본부’를 출범했다. 지역경제 주체가 하
  나돼 경제 위기를 돌파한다는 것이다.
 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건전한 소비를 유도하는 한편 포항시는 실업을 해소하고 고용을 늘리기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무엇보다 포항사랑상품권 발행과 지역업체의 수주 확대이다. 시는 2017년 전국 최대인 1300억원 규모의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해 1000억원 등 2년 간 23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했다. 각종 경제 조사결과 상품권은 발행가의 4배가인 9000억원 정도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15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한다.
 지역업체 수주도 확대한다. 2017년 관급공사의 지역업체 수주 비율은 68%였으나 지난해(1~11월)는 73.6%로 증가했다. 올해는 8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해 말 경북에서 최초로‘지역업체 수주 확대 및 보호지원 훈령’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권장 사항인 훈령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차원이다.
 관급공사는 물론 민간기업의 공사에 있어 우선적으로 지역업체와의 계약, 지역 자재품 사용, 지역 인력의 고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포항의 중심인 중앙상가가 수년전부터 침체다. 중앙상가 활성화 방안으로 7월‘영일만친구 야시장’을 개장한다. 밤이 되면 텅빈 중앙상가에 새로운 활력이 기대된다. 중앙동·신흥동·송도동은 도시재생사업을, 지진이 발생한 흥해는 특별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 특히 지난 20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소의 영향으로 발생한‘촉발지진’이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항시는 정부에 특별법 제정 요청과 함께 지진 피해가 심한 흥해에 재건 수준의 특별재생사업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흥해의 도시재생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올해 시승격 70년을 맞아 포항 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객 700만명 유치에 나섰다.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시승격 70년 주년을 운영하는 한편 4월 포항해병대문화축제에 이어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개최한다. 다양한 내용의 축제 프로그램으로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붐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며 “포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환동해 중심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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