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달러화의 덫’에 빠졌다
2010-02-21 경북도민일보
중국이 미국 최대 채권국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자산운용 구조상 미국채를 계속 순매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유광열 주중한국대사관 재경관은 21일 `중국의 미국채 순매각의 배경과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이 지난 연말 미국채를 대량 매각했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고 미국채 보유량을 줄이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달러덫’에 빠져 앞으로도 미국채를 계속 순매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은 위험 분산을 위해 미국채 순매수량을 과거만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신 비달러화와 비채권 자산, 해외투자 확대 등을 통해 투자대상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월간 국제투자유동성(TIC)보고서에서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미국채 보유액이 7554억달러로 한달 전에 비해 342억달러 감소, 같은 기간 115억달러가 늘어난 일본의 7688억달러에 밀려 16개월만에 미국 최대 최권국 자리를 내줬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채 보유액이 작년 5월 8015억달러로 정점에 달한 이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11월말 7896억달러, 12월말 7554억달러로 두달 연속 크게 감소, 작년 2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유 재경관은 이에 대해 중국이 미국채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줄이려는 의도라기보다는 과도하게 증가한 단기채를 줄이고 장기채를 늘리는 조정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채 단기채 비중이 2008년 6월 5% 미만에 불과했으나 미국 재정적자의 확대로 인한 채권가격, 달러가치, 장기채권 하락 등의 영향으로 단기채 선호도가 높아지며 작년 5월 26%까지 상승했다.
중국은 이후 미국의 초저금리와 단기채 수익률 하락 등으로 장기채 비중을 확대할 필요성이 높아지자 만기도래한 단기채를 상환해 작년 한해 955억달러의 단기채를상환했으며 대신 1235억달러의 장기채를 매입했다.
중국의 이런 미국채 비중 감소는 투자처를 다변화하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달러자산이 외환보유고의 70%를 차지하고 있어 미달러자산의 가치유치를 위해서도 매년 일정 수준의 미국채를 매입할 수밖에 없는 `달러화의 덫’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유 재경관은 “미ㆍ중간 갈등이 발생하는 과다에서 미단기국채 만기가 도래하면 중국이 상징적으로 미국채를 순매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달러화의 덫에 빠진 중국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미국채 보유를 계속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