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12-03-01 경북도민일보
2월(February)은 라틴어 페브루엄(Februum)에서 왔다. 이는 2월 보름(full moon)에 행했던 종교행위다. 몸을 정화하여 질병예방을 기원하는 의식(儀式)이었던 거다. 2월은 일테면 한해를 잘 넘기기 위한 건강워밍업의 기간이었던 셈이다. 열병(熱病)을 뜻하는 현대영어 `페브라일(febrile)’을 통해 고대인들이 지녔던 그런 사상의 흔적을 보게 된다
2월에는 재미있는 비밀이 있다. 평년의 경우 2월1일의 요일은 그해 3월1일, 11월 1일과 요일이 같다. 그리고 윤년의 2월 첫날은 그해 8월1일과 요일이 같게 돼 있다. 또 윤년 2월의 마지막 날 요일은 언제나 그해 10월의 마지막 날 요일과 같고, 평년에는 그해 1월의 마지막 날 요일과 일치한다. 뿐만 아니라 윤년의 2월 첫날과 마지막 날의 요일은 언제나 같은 요일이다. 각설-.
로마력이 3월을 한해의 첫달로 삼으면서 그 이름을 마치(March)로 한 것은 당시 사람들이 가장 숭모했던 군신(軍神;Mars)에게 이 달을 바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3월은 군대의 행진처럼 그렇게 힘차게 시작해야 하는 달이었던 거다. 3월이 왔다. 지난 1월은 송구영신 분위기에다 음력설까지 들어 정신없이 흘러갔다. 2월 또한 유별난 추위 속에서 공천 노리는 정치인뿐 아니라 모두가 저마다 새봄 기다리며 열병을 앓은 한 달이었다. 그런 끝에 찾아온 3월인지라 여한미진(餘寒未盡)에 생기 되찾는 양지녘 솔잎 빛깔만큼이나 반가운 것이다. 정재모/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