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로 단일화 되면 민주당 운명은?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6일 후보등록(25∼26일) 직전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상수’로 놓고 봤을 때 야권 후보가 누구인지 알려면 대선 23~24일 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문· 안 후보 각각 단일화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과연 누구로 단일화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여론조사로는 2자 대결이나, 3자 대결에서 모두 안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한다면 안 후보가 유리하다. 문 후보 측이 단순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꺼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두 후보 진영에서 `문-안 담판’에 의한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흘러 나오는 것은 이런 연유다. 작년 서울시장보궐선거 때의 박원순-안철수 담판처럼 문재인-안철수 담판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후보’를 두 사람이 담판할 경우 권력을 미끼로 한 `밀실담합’이라는 비판이 따를 것이 빤하다. 결국 문· 안 후보가 단일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불확실성은 더 커진 격이다.
문· 안 후보 단일화의 불투명성은 후보단일화가 성사된다 해도 `민주당’이라는 존재가 걸린다. 특히 무소속 안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민주당은 그야말로 대선에서 `구경꾼’ 처지로 내몰리고 만다. 제1 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무소속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은 기네스 북에 남을 일이다.
문 후보로 단일화된다 해도 안 후보와 안 후보 지지세력의 존재는 애매하다. 안 후보는 민주당 입당을 한사코 거부해왔다. `구태’라는 이유다. 그런데 문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안 후보가 무소속으로 남는 것도 이상하다. 당원도 아니면서 민주당 후보 선거운동을 하는 꼴이다.
문· 안 후보 양진영에서 대선 전 `신당창당’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신당 창당은 불가능하다. 대선이 끝난 뒤 민주당 해체를 통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선 이후다. 민주당이 창당된지 1년도 안돼 또다시 `헤쳐 모여’할 경우 국민들의 거부감도 감안해야 한다.
`민주당’은 이래 저래 위기다. 100만명의 모바일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한 문 후보가 출마조차 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이 자랑한 `직접민주주의’는 땅속에 묻히는 격이다. 따라서 문· 안 후보는 후보를 단일화 할 경우 `민주당’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 왜냐하면 대선은 대선후보 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정당을 선택하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민주당이 사라질지, 아니면 재창당될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어 달라”고 하는 것부터가 코미디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