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제주도 수학여행에 짬짜미가?

2014-11-04     경북도민일보

[경북도민일보] 포항지역 고등학교의 수학여행에 뒷말이 무성하다. 일부 고등학교만 보더라도 당사자인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 수학여행 경비는 비쌌으나 그 알맹이가 너무 보잘 것 없었던 데 대한 불만이다. 우리의 수학여행은 왜 이리 소리가 나는가. 세월호 참사 이래 수행여행 소리만 들리면 경기를 일으킬 판이다.
 포항지역 고교의 제주도 수학여행은 `고가’에 `부실’로 낙인찍히고 있다. 일부 고교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제주도 수학여행 비용은 40만원에 가깝다. 그러나 대접은 낙제점이었다는 평가다. 출발은 저녁 시간대, 귀로엔 이른 아침시간대에 저가항공기를 이용했다고 한다. 수학여행기간은 3박 4일 이지만 사실상 이틀 여행이 돼버린 꼴이다. 항공기뿐만 아니다. 숙박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만일 이 돈보다 적은 돈으로 개인여행을 한다고 해도 훨씬 수준 높은 대우를 받으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보도된 내용을 보면 여행사와 학교 사이에 모종의 `짬짜미’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서려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더 적은 비용으로도 충분할 수 있던 수학여행이 오히려 비싸고도 부실할리가 없다는 판단인 모양이다. 학부모들은 사례로 꼽은 일부 고등학교만 그런 게 아니라는 주장이라고 한다. 포항지역 고등학교 대부분이 맞닥뜨린 현실 문제라는 지적이다.
 문제가 제기된 이상 구렁이 담 넘어가듯 덮고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다. 사실이든 아니든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하리라고 본다. 수학여행은 해마다 실시되는 행사이고 이때마다 여행사의 뒷바라지가 필요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수학여행 때마다 이같은 의구심이 되살아난다면 이보다 더 상큼하지 못한 것이 어디 있을까 싶을 지경이다. 더구나 배움의 길을 걷는 학생들이 연관된 행사이고 보니 더욱 그렇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도 의혹이 있다면 덮고 넘어가지 않겠다는 자세를 밝혔다. 그는 “수학여행 업체선정 입찰과정에서 담합 등 명백한 규정위반의 잘못이 있다면 관련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의 수학여행이 상궤를 벗어난 형태로 치러진다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일이다.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은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이 왜 일어났는지 곱씹어 보면 해답이 나올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