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권 살리기

2015-03-03     김용언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골목(길)’은 ‘큰 길에서 집과 집 사이로 뚫린 좁은 길’이다. 사전의 뜻풀이가 그렇다. 이것이 ‘골목쟁이’가 되면 더욱 비좁아 지는 느낌을 준다. “깊숙한 골목. 골목의 깊숙한 곳”인 까닭이다. 현기영의 ‘초혼굿’에서 용례를 찾을 수 있다. “겨우내 강바람에 부대끼는 이곳은 바람 많은 진호의 고향 제주 날씨와 비슷했다. 겨울 바람이 스산스럽게 쓸고 다니는, 돌담이 높아 낮에도 컴컴한 골목쟁이, 그 얼어붙은 진창에 굵은 소금 뿌린 듯 희희끗거리는 싸락눈….”
 몇년 동안 지방도시에 둥지를 틀었던 친구와 최근 만난 일이 있다. 한참동안 ‘남자들의 수다’를 떨며 점심 식사를 함께하고 나온 그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 “나 살던 곳에는 이런 골목이 없어.” 본래가 시골출신인 그에게 인사동 골목은 고향의 골목길만큼이나 그리운 곳이었던 가 싶었다.
 골목엔 갖가지 사연들이 가득 차있다. 골목길에 상점을 벌여놓고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에게는 ‘한 평’ 공간이 아쉽다. 그 좁은 곳에서 ‘붕어빵’도 구워팔고, 열무김치, 떡도 만들어 판다. 손님은 어김없이 골목안 사람들이다. 세탁소와 약방, 철물점과 옷가게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 규모가 커지기도 어려운 구조다. 골목상권이란 표현의 어감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포항시가 골목상권 살리기에 두팔 걷었다. 경북신용재단 및 지역 5개 금융기관 대표자들과 협약도 맺었다. ‘소상공인 특례보증지원 및 융자금 이자차액 보전업무 협약’도 맺었다. 어려운 말이다. 적게는 5명도 안되고, 많아봤자 10명도 채 못되는 종업원을 데리고 생업을 이어가는 소상공인들에게 대출길을 열어준다는 소리인 모양이다. 광업·조·건설·운수업이 지원대상이다. 이밖의 업종도 해당된다. 주조·금형·도금·용접같은 뿌리산업도 혜택을 받아 골목상권을 지키는 보루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