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상승세, 김종인·문재인이 도왔다
4월 13일 김종인·문재인·안철수 중 누가 웃을까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4·13 총선을 1주일 여 앞두고 국민의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권연대’ 대상으로 국민의당을 지목하고 압박할 때만 해도 위태롭게만 보였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탄탄한 발판을 굳히고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공동대표의 입장도 그만큼 살아나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당은 12%로 1주일 전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더민주가 ‘야권연대’로 압박했을 때 5.7%까지 추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약진이다. 내일신문 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이 31.5%로 가장 높았고 더불어민주당 20.9%, 국민의당 15.8%, 정의당 6.9%다. 이를 비례대표 의석수에 적용하면 새누리당은 18~20석, 더민주 12~14석, 국민의당 9~10석, 정의당 4~5석이다.
국민의당 지지율 상승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동반 하락으로 나타났다. 김종인 대표가 “안철수만 빼고 모두 합치자”고 마치 국민의당을 공중분해시킬 것처럼 압박했던 더민주나, 국민의당 출현에 따른 야권 분열의 어부지리를 즐기던 새누리당 모두에 비상등이 켜졌다.
국민의당 상승세의 진원지는 ‘광주’(光州)다. KBC 광주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 전체 8개 선거구 가운데 7곳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1위를 기록했다. 광산을에서 더민주 이용섭(37.4%) 후보가 국민의당 권은희(33.6%)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을 뿐이다.
광주에서 부는 국민의당 바람은 전남과 전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호남 전체 28석 가운데 12석은 확고한 우세이고 최소 20석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안 대표는 ‘28석 전체 석권’을 장담한다. 더민주는 28석 가운데 ‘14석’ 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약세를 인정한 것이다.
국민의당 호남 강세는 더민주가 만들어준 측면이 강하다. 문재인 전 대표와 ‘친노’에 대한 반감이 워낙 거센데다, ‘국보위’ 경력을 지닌 김종인 대표를 내세움으로써 광주의 감정을 건드린 격이다.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이 “김종인-문재인 두 사람이 호남에 올수록 국민의당에 유리하다”고 할 정도다. 게다가 박지원, 권노갑 등 호남 상징 인물들도 국민의당으로 옮겼다. 더민주가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홍걸 씨를 내세웠지만 역부족이다.
문제는 호남의 국민의당 우세가 수도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광주’의 정서는 출향(出鄕)한 수도권 호남 주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박지원 의원 등을 주말부터 수도권에 투입할 것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호남향우회에서 안철수 대표가 환대를 받은 반면 김종인 대표가 냉대를 받은 것도 이런 분위기 탓이다.
수도권에서도 서서히 국민의당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안 대표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 그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다. 문화일보가 4일 발표한 조사에서 안 대표는 43.6%를 얻어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33.3%)를 오차 범위 밖인 10.3%포인트 앞섰다. 이전에는 두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국민의당 지지율 상승은 전적으로 더민주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거 초반에 야권 단일화로 국민의당을 밀어 붙여 국민의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안 대표가 ‘강철수’로 이를 극복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국민의당이 끝까지 가는구나”하는 인상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또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 전면에 나서고 ‘김종인 비례대표 2번→14번’ 파동에 ‘친노’가 조직적으로 끼어들면서 ‘반노’ 정서가 분출됐다는 것이다. 결국 국민의당과 안철수를 키워준 건 80%가 더민주이고 김종인-문재인이라는 얘기다. 4월 13일 저녁 김종인-문재인-안철수 3인의 얼굴 표정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상승세가 이어지자 안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결선투표를 제안하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