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 캐러갔다가 백두산 호랑이 맞닥뜨려
2016-05-10 연합뉴스
중국 둥베이(東北) 지방에 사는 주민이 산나물을 캐러 산에 올랐다가 호랑이와 맞닥뜨려 혼비백산했다고 신문화보가 10일 보도했다.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란자(蘭家)촌에 사는 차오빙광(曹丙光)씨는 지난 5일 란자거우(蘭家溝)산에 같은 마을의 샹라오치(向老七)씨와 함께 산나물을 캐러 올라갔다가 호랑이와 만났다.
차오씨는 산 정상에 오른 뒤 샹씨와 헤어져 나물을 캐던 중 발걸음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20m 떨어진 언덕 위에서 호랑이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차오씨는 한눈에 보기에도 다리가 굵고 70~80㎝ 정도 키에 머리 부분에 임금 왕(王) 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둥베이후·東北虎)로 보였다면서,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임업국 선전부의 말이 생각나 달아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호랑이를 마주 보며 소리를 질렀다고 말했다.
다행히 호랑이는 곧 몸을 돌려 숲 속으로 사라졌고 차오씨는 어떻게 내려왔는지도 모르게 산에서 내려와 공안에 신고했다. 공안이 촌민들과 함께 다시 산에 올라 샹씨를 찾아내 함께 하산했다.
중국 임업국에 따르면 둥베이 지방에는 상당수의 야생 백두산 호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이 최근 이 지역에서 상업적 벌목을 중단하고 산림환경 회복에 힘쓰면서 생태계 먹이사슬이 복원되고 있고 야생 멧돼지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호랑이 서식환경이 안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