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로봇’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는데

2007-09-13     경북도민일보
 
 경북도가 `세계로봇올림피아드(WRO) 2009’대회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WRO(World Robot Olympiad)대회는 `청소년 로봇올림픽’으로 대접받는 국제대회다.
 경북도가 로봇문화 확산과 로봇기술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디딤돌을 놓기로 하고 두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WRO대회는 2004년 싱가포르에서 첫 대회를 연 이래 해마다 치러와 2009년 대회는 6회째가 된다. 세계 30여개국 로봇 꿈나무들이 함께 어울려가며 어깨를 겨루는 도량의 성격도 지녔다 할 수 있다.
 경북도는 다음달 대회유치 계획서를 WRO이사회에 정식으로 제출한다. 이어 11월에는 올해 대회가 열리는 대만에서 유치전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WRO대회 유치를 낙관할 근거는 있는 것 같다. WRO이사회 자문위원이 개최지를 결정하는 시스템인데 자문위원 9명 가운데 2명이 경북 인사라는 이야기다. 인재의 국제무대 진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뒷받침하는 사례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경북도의 계획대로 성사되기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WRO대회는 초·중·고교 학생들이 기량을 겨루는 대회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예비 과학두뇌들을 위해 마련한 로봇 잔치라 할 수 있다.
 장래 인류사회에서 로봇이 차지할 비중은 갈수록 늘어날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지 이미 오래다. 로봇의  쓰임새는 갈수록 분야가 넓어질 것이고 그에 필요한 기술 또한 비례할 것은 정해진 이치다.
 가정에서는 가족으로, 산업현장에서는 일꾼으로 제몫 이상을 해낼 것이다. 국가의 성장동력으로서 적극 뒷받침하고 키워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물며 로봇시대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의 중요성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일 아닌가.
 관계 전문가의 말을 빌면 현재 한국 청소년들의 로봇 기술 수준은 3~4위권이라고 한다. 홍콩, 중국, 일본 다음이라고 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렇게 뒤진 모습을 보이는 데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충분한 뒷받침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다.
 가장 앞선 홍콩, 중국은 국가차원에서 뒤를 받쳐주고 있다한다. 말레이지아는 국왕이 몸소 지원하고 있을 정도다. 이 전문가는 “동남아에 가서 로봇을 배워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했다. 뜨끔한 경고다. 그저 해보는 소리 정도로 여길 수 없는 위기감이 배어있다.
 경북도는 국내의 로봇랜드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그 사업자가 다음달 선정된다. 경북도는 WRO대회와 로봇랜드 두 토끼를 쫓은 셈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주무기는 로봇기술 하나다. 국내에서 로봇산업의 인프라를 가장 잘 갖췄다고 자부하는 경북으로선 야심을 품을만한 일이다. 현실을 뜀틀 삼아 아시아권, 더 나가서는 세계 정상권에 설 수 있는 디딤돌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