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 지진피해 건물 재건축 ‘올스톱’
‘人災’원인 발표 후 정부 특별법 제정·보상여부 촉각 매입감정·재건축 중이던 건물도 일시중단·관망상태
[경북도민일보 = 이상호기자]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5.4 규모의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그동안 재건축 등에 나섰던 피해건물주나 재건축조합 등이 돌연 공사를 중단하는 사태가 생기고 있다. 자연지진이 아닌 ‘인재(人災)’로 드러난 만큼, 특별법 제정 등을 포함한 정부의 추가 보상 여부 때문이다.
1일 포항시와 흥해읍 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그동안 재건축을 진행하던 집주인과 재건축조합 등은 지난달 20일 정부조사단 지진발표 이후 재건축 관련 모든 사업을 중단해 놓은 상태다.
지진으로 파손된 아파트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등으로 재건축하기 위해 추진됐던 포항 북구 흥해읍 지진 특별재생사업 역시 정부조사단 발표 이후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포항시에서 지진 아파트 매입에 필요한 임시 감정도 마쳤고, 집 주인을 상대로 한 90% 이상의 매입 동의서까지 받아둔 상태였지만 작업은 멈췄다.
지난달 23일 흥해읍 주민센터에서 열린 회의 직후 “특별법 제정 등으로 정부 지원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을 넘겼다간 자칫 추가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견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재건축을 하려던 유모(52·여·흥해읍)씨는 “집 벽과 내부가 일부 갈라져 불안해서 헐고 다시 건축을 하려던 계획을 멈췄다”면서 “특별법 제정 후 보상여부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현 상태대로 두고 관망중”이라고 했다.
파손 상태가 심각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앞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대성아파트를 포함해 흥해지역 6개 단지, 아파트 483가구는 포항지진 특별재생사업 구역에 지정돼 포항시가 전량 매입, 임대주택 등으로 재건축하려 했지만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때문이라는 정부조사단 발표 이후 추진이 중단되고 있다.
포항지진 흥해 특별도시재생 사업지는 옥성리와 마산리 일대 120만㎡로, 축구장(국제공인 면적 7140㎡) 크기의 168배가 넘는다. 포항시는 5년간 국비 720억원, 시ㆍ도비 1430억원, 민간투자 100억원 등 총 2250억원을 투입해 매입한 지진 피해 아파트 지역에 공공 임대주택과 다목적 대피소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또 지진피해로 재건축에 나섰던 포항시 북구 환여동 대동빌라 주민들도 지난달 30일 긴급 총회를 열고 이 아파트의 4개 동을 모두 철거하려고 했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1개 동은 그냥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지진이 인재로 결론난 만큼 추후 정부보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동빌라의 경우 지진으로 집이 파손된 흥해지역 아파트와 동일한 상황이지만 특별재생사업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100% 주민 부담으로 현재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