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 설립 `봇물’

2008-01-02     경북도민일보
건교부 “올해 최대 10개社 생길 것”
 
지난해 항공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국내 저가항공사 설립 움직임이 올해부터 본격화돼 `저가항공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2일 건설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영남에어가 최근 부정기 항공운송면허를 받고 상반기 취항을 준비 중이며 부산항공, 퍼플젯, 이스타항공, 인천항공, 서울항공, 에어코리아 등이 올 하반기 취항 또는 항공운송면허 승인을 목표로 뛰고 있다.
 최근 군산을 근거지로 하는 중부항공이 자본금 문제로 중도 하차했지만 다른 투자자들이 또 다른 항공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어 올해 최대 8개사까지 취항 또는 항공운송면허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건교부는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저가항공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제주항공과 한성항공까지 합치면 무려 10개사가 저가 항공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우선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저가항공사는 영남에어로 지난해 11월 부정기 운송면허를 받은 뒤 3월 말께 취항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건교부의 도입 기종 안전 검사가 길어져 5-6월께 정식 취항할 가능성이 크다.
 투어익스프레스 사장 출신인 이수형씨가 만든 퍼플젯은 3월 말까지 항공운송면허를 신청해 이르면 9월부터 A320 또는 B737 5대를 도입해 김포-제주 등 국내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퍼플젯은 이를 바탕으로 2010년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국제선에 취항하고 2015년까지 항공기 20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퍼플젯은 불필요한 인적 서비스 요소를 줄이는 대신 전 좌석 가죽시트, 기존 180여 석 규모의 좌석을 150석으로 축소해 넓은 좌석간격 제공, 모바일 티켓 도입, 전 좌석의 TV모니터 설치를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별도법인인 `에어코리아’ 설립을 최근 공식화했으며 건교부와 협의를 거쳐 이르면 5월부터 국내선 출항에 나설 계획이다.
 싱가포르 타이거항공과 손을 잡은 인천항공은 올해 법인을 설립한 뒤 항공운송 면허 신청을 낼 방침이며, 부산항공은 부산시, 부산상공회의소의 지원 속에 항공운송 면허 신청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퇴직 조종사들이 중심이 된 이스타 항공도 최근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항공운송 면허를 따낼 계획이고, 영남에어와 제주항공 등의 퇴직자 일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서울항공 등 신규 항공 사업자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한성항공의 경우 인수합병설까지 나돌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새로운 여객기인 B737-800을 도입해 국내 노선 강화 및 올 하반기 국제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이들 저가항공사로부터 주력 노선인 중국, 일본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건교부 고위관계자는 “올해 최대 10개사 정도의 저가항공사가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그 중 핵심은 이들 저가항공사의 안전 확보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조건만 갖추면 저가항공사를 무제한으로 허가해도 되느냐가 고민거리”라면서 “하지만 규제보다는 자율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 아래 일단 조건만 맞으면 허가한 뒤 시장 원리에 따라 도태와 합병 과정을 겪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