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100년 먹거리 기반 만들자
2022-04-19 손경호기자
대구·경북(TK) 지역은 그동안 제대로 된 국책사업 진행없이 어영부영 시간을 허비했다. 반면, 호남지역은 그동안 새만금사업,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한전공대 설립 등 굵직굵직한 국책 사업을 진행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TK의 생존을 위해 산소호흡기 대신 자가호흡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내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TF가 신설된 것은 좋은 기회이다. 이 TF는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인 국민의힘 홍석준 국회의원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홍 의원이 아니었다면 TF 신설은 애초에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다보니 TK 정치인들은 주로 민심보다 당심에 매몰되기 일쑤다.
특히 TK지역은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대다수 존재하고, 국회의원의 1/4 가량이 있어 당권이나 대권에 접근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결국 당권이나 대권을 노리는 타 지역 중진들 입장에서는 TK 정치인의 잠재적 위협을 가장 먼저 우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TK지역에서는 정치 능력이 부족한 정치인이 롱런한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즉, 타 지역 중진 정치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순한 양 같은, 정치력이 떨어지는 인사들이 공천 관문을 통과해 중진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오죽하면 20여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TK지역에서 김재원 전 국회의원이 전대에 출마해 최고위원으로 당선됐을까.
대구·경북 정치인 가운데에서도 ‘날라리 벌’이 있다. 바로 홍석준 국회의원이다. 모범생들처럼 공무원의 승진 코스라고 할 수 있는 중앙부처 근무를 마다하고 대구광역시 공무원으로 잔뼈가 굵었다. 홍 의원과 공무원 시절 함께 근무했던 김대영 대구시 정책기획관은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다가 승진해서 다시 대구로 오라고 권유했지만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정해진 승진 코스 대신 대구에서 자신이 해야할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게 홍 의원의 소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대구지역을 가장 잘 아는 정치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홍 의원은 요즘 정치인들로부터 시기질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구지역 전체를 아는 홍 의원이 인수위에서 대구지역 핵심 공약의 국정과제 반영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자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지역과 관련된 일을 왜 홍 의원이 관여하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박창달 전 국회의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지로 동문회 등에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지역을 위해서는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었다. 만약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박 전 의원이 민주당 정부와 대구경북을 연결하는 창구가 될 것임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TK 지역민들은 정치에서만큼은 대부분 한 바구니에 담아왔다. 결론은 대형 국책사업 하나 제대로 추진 못하고 경제는 쪼그라들고 있다.
쪼그라들고 있는 대구·경북의 100년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윤석열 정부에서 홍석준 의원의 역할이 발휘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