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설원서 겨울 만끽… 14년 만에 ‘울릉도 눈축제’ 부활
초대형 여객선 2척 취항으로 울릉도 겨울관광도 가능해져 내달 28일까지 나리분지 일원 눈썰매·대나무스키 체험 진행
2023-01-03 허영국기자
울릉 섬지역에서는 그동안 높은 파도에 따른 겨울철 여객선 결항으로 축제를 중단했지만, 1만5000톤급 이상 초대형 카페리 2척 취항으로 겨울 관광이 가능해 졌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번달 1일부터 내달 28일까지 ‘눈꽃 축제’를 연다. 울릉군은 울릉도 북면 나리분지에서 ‘가족·연인과 함께 즐기는 설(雪)렘 가득, 울릉도 눈 체험’을 주제로 울릉도 눈 축제를 시작했다.
축제는 눈썰매, 눈박 터뜨리기대회, 대나무 스키·설피(눈밭에서 신는 덧신) 체험, 눈 조각 경연, 신령수 눈길 트래킹, 크로스컨트리 스키, 우산고로쇠 수액 시음회 등으로 이어진다.
울릉군은 지난 2008년과 2009년 1월 눈 축제를 열었지만, 이후 기상 악화로 여객선이 자주 결항되고 감염병이 확산되는 등으로 중단했다.
대신 1월 중순부터 2월말까지 울릉산악연맹과 울릉군산악회 주도로 해발 987m의 성인봉에서 펼쳐지는 눈꽃산행과 산악스키 페스티벌로 겨울왕국의 명맥을 유지해 왔다.
울릉지역은 연간 강수량 중에 눈이 20% 이상 차지할 정도로 많이 내린다. 특히, 이번 눈 축제가 열리는 북면 나리분지는 울릉지역에서 가장 눈이 많은 곳으로, 3m 이상 쌓일 때도 있다.
많은 눈에도 눈 축제는 열기 어려웠다. 육지에서 주로 300~600톤급 중소형 여객선만 다니다 보니, 겨울철에는 높은 파도에 결항이 잦아 지면서 축제가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 2019년 9월, 1만1515톤급의 초대형 카페리 선박 울릉크루즈가 취항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울릉크루즈 운항으로 연간 관광객 수로 역대 최대였던 2013년 41만5180명의 기록이 지난해 10월 깨지면서 42만 명을 기록하는 등 울릉 관광의 판도가 4계절 관광으로 바뀌고 있다.
울릉크루즈(주) 선사측에서도 선박 이용객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내달 28일까지 ‘눈꽃 축제’를 이어간다. 북면 나리분지에서는 설원 위 캠핑과 눈썰매, 승마 등 다채롭게 펼쳐진다. 조현덕 울릉크루즈 대표는 “나리분지 주민들과 울릉산악연맹, 울릉군 등의 도움으로 화장실 등 기본 편의시설을 설치해놨다”며 “축제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