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직접 선수로 뛴 ‘이상한 채용시험’ 논란

영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이 본부장직 공모 채용시험 응시 수험생 “감독해야 할 인사가 시험 친 건 있을 수 없는 일” 영주시 “법 어긴 건 아니지만 오해 소지는 일으킬 수 있어”

2024-06-17     이희원기자
시험감독관을 해야 할 영주문화관광재단 사무국장이 직접 임용시험에 응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영주시 등에 따르면 영주문화관광재단이 선비세상, 선비촌,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직원 채용공고 후 재단 사무국장 등이 채용 공모에 응시해 시험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선비세상, 선비촌,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민간에 위탁운영해 왔으나 안정적인 운영 및 지역 문화관광 예술 진흥과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영주문화관광재단이 운영을 하기로 하고, 지난달 20일 재단 사업국 운영총괄 본부장(연봉 7700만원) 1명, 사무국장(연봉 5000만원) 1명을 선발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본부장, 사무국장, 차장 등 총 35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본부장 시험에 11명, 사무국장 시험에 2명이 응시했다.

하지만 응시자들 중 관광재단 사무국장이 본부장 시험에 응시한 데 이어 사무국장이 지목한 특정인(지인)이 사업국장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본부장은 임용일로부터 1년간 계약(총임용 기간 5년 범위내에서 연장 가능), 사업국장은 임용일부터 2년간 임용된다.

재단측에 따르면 본부장 및 사업국장 채용(3급, 5급 임기제 직원) 전형은 1차 서류심사, 2차 논술시험, 3차 면접시험, 증빙서류 등록 심사 절차를 통해 최종 합격, 수습 임용되며 오는 20일 최종 발표될 예정이다.

한 응시생은 “영주문화관광재단 채용 시험에 감독을 해야 할 재단측 인사가 사표도 내지 않고 시험을 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재단 사무국장은 “직원 채용 시험 응시 자격은 대한민국 자격 구성요건을 갖춘 국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이번 시험에 관심을 가진 동기는 재단 발전과 영주시 관광인프라 구축에 일조를 할 목적이었다”며 “본부장의 경우 경력직을 우선으로 하고 논술시험 난이도에 따라 우수한 인재를 기용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응시했으며, 시험 합격 여부에 대해 연연하지 않으며 재단 사무국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영주시 관계자는 “직원 채용 시험에 재단 사무국장이 응시할 수 없다는 법 조항은 없기 때문에 응시하는 것이 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아니다”면서도 “재단 사무국장이 응시하는 것은 오해 소지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인 탓에 염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