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때 ADHD 증상 발현·심화 뚜렷…뇌 발달 경로에 중요한 시기”

2024-07-07     뉴스1
국내 연구팀이 ADHD(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아동의 뇌 혈류량이 연령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ADHD 아동의 뇌 기능의 변화는 만 7~8세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나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 및 중재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임유빈 임상강사와 영상의학과 손철호 교수, 의생명연구원 송희진 연구교수에 따르면 ADHD 아동 157명과 정상 아동 109명을 대상으로 △만 6~7세 △만 8~9세 △만 10~12세로 그룹을 나누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연령에 따라 뇌 혈류량에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ADHD는 학령전기 및 학령기 아동 5~10%에게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 발달 장애 중 하나로 산만함과 과다활동 및 충동성을 보이거나 지속적인 주의력을 요하는 과제들에 어려움을 겪는 증상이 특징이다.

하지만 아직 ADHD의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한다. 다만 유전적 및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뇌 발달과 관련된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ADHD 완화에 매우 중요하다. 기존 연구들은 ADHD 아동의 뇌 부피와 구조적 차이점을 밝혀왔지만 나이에 따른 뇌 기능의 동적 변화를 조사하는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ADHD 아동 157명과 정상 아동 109명을 연령별로 나눠 동맥스핀라벨링 관류자기공명영상 기법인 ASL-MRI을 사용해 MRI에서 동맥 내 혈액의 물 분자를 표지한 후 국소적인 뇌의 혈류량을 측정했다.

이 기법은 비침습적 뇌 혈류 측정기법으로 방사선 노출 없이 뇌의 혈류 동역학을 시각화할 수 있어 특히 어린이와 같은 민감한 그룹 연구에 적합하다.

비교 결과, ADHD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주의력과 실행 기능과 관련된 좌측 상측 측두엽 및 우측 중간 전두엽의 뇌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 영역에서의 혈류 감소는 ADHD 아동이 주의력 결핍과 실행 기능 장애를 경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령별로 비교해보면 만 6~7세의 ADHD 아동과 동일 연령의 정상 아동 간에는 유의미한 뇌 혈류량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만 8~9세, 만 10~12세 그룹에서는 ADHD 아동이 동일 연령의 정상 아동에 비해 특정 뇌 영역에서 더 낮은 혈류량을 보였다.

이는 ADHD 아동의 뇌 발달 경로가 정상 아동과 다르며 특히 만 7~8세에 뇌 기능의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이 시기에 ADHD 증상의 발현이나 심화가 뚜렷해질 수 있어 뇌 발달 경로에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만 8~9세의 ADHD 아동의 경우 동일 연령의 정상 아동과 비교했을 때 주로 운동 기능과 관련된 좌측 중심후회 및 실행 기능과 관련된 좌측 중간 전두엽의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는 이 시기에 ADHD 아동이 집중력 및 실행 기능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 10~12세의 ADHD 아동은 동일 연령의 정상 아동 대비 시각 처리 및 공간 인지와 관련된 좌측 상측 후두엽의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 시기의 ADHD 아동이 시각적 정보 처리나 공간 인지 능력에서 정상 아동보다 기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ADHD 아동의 기능적 뇌 발달이 정상 아동과 뚜렷하게 다르게 진행되는 변곡점을 추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연령에 따른 뇌 혈류량의 차이는 ADHD의 발달적 특성을 이해하고, 나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