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뱀을 조심해』

이만교 시인의 동시집 출간

2024-07-10     손경호기자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만교 시인이 이번엔 동시집 『꼬마 뱀을 조심해』(이만교 시·오정택 그림│ 상상 출판)로 돌아왔다. 이만교 시인의 동시에는 독자들을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 덕에 평소 시 읽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독자들 역시 보다 쉽고 즐겁게 동시집을 읽을 수 있다.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만교 작가의 독특한 방식은 독자들에게 다음 행을, 다음 페이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면에서도 파격적이다.

이만교 시인의 동시는 그 형식의 새로움과 더불어, 신선한 어린이의 이미지를 보여 주기도 한다. 심부름 가는 길을 스릴 넘치는 모험으로 만들거나(「심부름 대탐험」) 선인장 앞에서 왁자지껄 떠드는(「선생님 선인장」) 쾌활한 모습, 미래가 어떨지 상상하며 꿈을 그리는 천진난만한 모습은 실제 어린이와 닮았다. 또한 엄마에게 혼날까 봐 거짓말을 하거나(「신나는 게임」) 나쁜 짓을 하는(「할머니네 문방구」) 것도 분명 어린이들이 하는 일이다.

이만교 시인은 어린이들의 ‘좋은’ 모습만이 아니라, ‘악동’ 같은 면모도 함께 조명한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아이들은 대상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다.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악동 같은 모습이 진짜 어린이란 무엇인지 독자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시인은 입체적인 어린이를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어린이 독자들은 진짜 존재하는 어린이 친구를 만난 것처럼 공감하며 즐겁게 동시집을 읽을 수 있다. 어른 독자들은 어린이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는 동시들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해설에서 이안 시인은 “소설가적 근력과 사고의 모험이 감행된 이만교 동시의 이야기 구조는 한 줄 한 줄 읽는 재미와 새로운 동시-이야기꾼의 출현을 실감케”하며, “이 세상 것으로 만들었으나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맛을 내는 귤 같은 동시가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다면. 이만교 시인의 동시는 그 맛을 향해 놓여 있고, 그 맛을 향해 나아간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말의 보행이 아슬아슬 재미있고 의기로우면서도 생기롭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