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

상문에게

2024-08-19     김희동기자

- 김영재





어머니는 어머니의

이름을 잊고 살았다



열여섯에 시집와 칠 남매 키우면서 당신의 이름을 입 밖에 내지 않으셨다 남편도 자식들도 부를 일이 없었다 씨감자에 달라붙은 씨알처럼 올망졸망 자식들은 엄니 엄니 어무니, 남편은 큰 자식 이름 상문아! 였다 그렇게 사신 어머니 구순에 영감 곁으로 가셨다



비 내린

장례식장 모니터에

이름 석 자 ‘나필요’


 

 


 

전남 순천 출생

1974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유목의 식사』, 『목련꽃 벙그는 밤』,

『상처에게 말 걸기』 외

여행 산문집 『외로우면 걸어라』 등

유심작품상, 고산문학대상, 중앙시조대상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