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심해 가두리 시설사업, 수십억 혈세만 쓰고 끝내 폐기

경북도·울릉군 20억 들여 완공 울릉독도해양연구기지에 위탁 관리 부주의로 시설 폐기 무게 “상급 기관 감사 시급” 지적

2024-09-29     허영국기자
울릉도
경북 울릉군이 양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10여년간 이어온 심해가두리 시설 사업이 혈세만 낭비한 채 지난 6월 10년 만에 시설 모두가 폐기한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수산업 관계자들이 관리 부주의에 무게를 두고 상급 감사기관의 감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 사업은 울릉군이 양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작했으며 경북도와 울릉군이 2015년 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당초 울릉군은 시설물 완공 후 직접 관리해오다가 2018년부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해양연구기지)에 연구목적 등을 위해 시설물 등리 위탁관리 됐다.

울릉군은 해양 연구 교섭 차원에서 해양연구기지에 매년 10억 원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가두리 시설물 관리비를 올해까지 모두 7년에 걸쳐 매년 1억 원씩 지원했다. 결국 지난 10년간 97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활성화 사업이 물거품이 된 꼴이다.

군는 양식어업이 전무한 울릉도 연안에 회유하는 참돔과 광어, 전갱이 등 다양한 어류를 양식하기 위해 북면 현포리 웅포 해상에 심해가두리(침하식 외해 가두리) 시설물 2기를 설치해 운영해오다 최근 10년만에 사업을 포기했다.

이 사업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획하고, 지역에 적합한 양식산업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고 어업인 소득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시행됐지만, 해양연구기지는 위탁 시작 이듬해인 2019년 심해가두리에서 관리해온 참돔과 광어 등 고급어종을 울릉수협 위판장을 통해 내다 팔았다.

심지어 고기를 건조시켜 육지까지 보내는 등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가두리 시설물 2기 중 1기의 그물이 파손되는 바람에 고기가 대부분 빠져나간 사실을 뒤늦게 지역 어민들에 의해 확인되면서 질책을 받기도 했다.

시설물 관리 소홀 등으로 예산만 낭비하게 되자 울릉군과 해양연구기지는 시설물 노후 및 태풍피해, 전문적 위탁관리기관 부재에 따른 체계적 시설관리 어려움, 관리비용 증가 및 시설관리 예산 과다 소요 등을 이유로 바다에 설치된 양식장 시설물 2기를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철거했다.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은 “외해수중가두리(심해가두리)는 관리 비용 등 경제성과 울릉도의 여러 가지 여건상 맞지 않아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현포 어촌계 B 모씨는 2019년 2000년 “가두리 양식장을 현포어촌계에 위탁 관리하면 충분히 수익금을 올릴 수 있다”고 “울릉군과 해양기지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아쉬워 했다.

정병수 울릉군 수산정책팀장은 “심해가두리가 울릉도 바다 환경 특성상 적합한지 따져 본 결과 시설물 내구연한에 따른 유지보수비용 증가와 잦은 태풍 등으로 사업을 폐지하게 됐다. 하지만 “해양연구기지 운영비 집행에 대해서는 보조금 관리조례 등 관계법령에 따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