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 위기 극복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가치 재조명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가 자연유산 보존의 상징으로 재조명된다.

국가유산청은 물에 잠길 위기에 있던 노거수를 이식해 자연유산 보존의 대표사례가 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의 상식 30주년을 맞아 다음 달 5일 오후 2시에 용계리 은행나무 앞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에서도 수령이 오래되고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이 오랜 기간 행계(杏契, 은행나무 보호와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든 모임)를 만들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며 보호해 온 나무로, 높은 학술적·민속적 가치를 지녔다.

1985년 안동 임하댐 건설 계획으로 용계리 은행나무가 물속에 잠길 위험에 처하자, 관련 기관과 전국의 나무 전문가들이 협력해 나무가 자리 잡은 땅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약 500여 톤에 달하는 나무를 기존 위치에서 15m 가량 수직으로 끌어올려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는 상식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작업에는 1990년부터 4년이 소요됐으며, 사업비도 당시 금액으로 25억 원이 투입됐다.

이로 인해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나무 이식 사례로 기네스북에 기록됐으며, 자연유산을 수많은 논의 끝에 온전하게 지켜낸 자연유산 보존의 상징이 됐다.

용계리 은행나무의 상식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당시 상식 작업을 담당한 ㈜대지개발과 현재 은행나무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용계리 마을 이장 등 자연유산 보존에 기여한 유공자들이 표창받는다.

또한, 전국에서 자연유산 보존 및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당산나무 할아버지’의 위촉식도 함께 진행되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자연유산 보존의 적극적인 사례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행사는 용계 은행나무의 안녕을 기원하는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의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시작으로, ‘은행나무 상식 과정과 의미’ 영상 상영, 경과보고, 당산나무 할아버지 위촉식, 기념사·축사 및 유공자 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자연유산이 갖는 가치와 이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자연유산 보존과 활용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지원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