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불확실성 해결 위한 ‘해수 담수화’ 주목 필요

2024-11-06     경북도민일보

지구온난화로 곳곳에서 폭염과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의 수준을 넘어 ‘기후위기’라는 새로운 어려움에 맞닥트려 있다.

‘기후변화’는 그중에서도 전반적인 물 순환 과정에 영향을 미치며 강우의 패턴, 증발의 정도, 수자원의 분포와 가용성 등에 여러 가지 변화를 불러오면서 가뭄과 홍수 같은 물 과잉과 부족의 극단적인 현상을 보인다.

실례로 ‘물 폭탄’이라고 불리는 폭우도 그렇지만, ‘물 부족’의 경우는 엄청난 피해는 물론 생존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물 폭탄’의 경우는 하천을 정비하고, 빗물 저장소 만들고, 최대한 대비한다면 그 피해는 어느 정도 최소화할 수 있지만, ‘물 부족’의 경우는 단순히 마실 물의 부족을 넘어 농업, 제조업, 에너지 생산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식량, 경제 발전, 사회 안정성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UN은 물 보고서를 통해서 ‘물로 인한 스트레스는 사람들의 삶과 일자리는 물론 나아가 식량과 에너지 안보까지 위태롭게 하는 만큼 물 관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인구 증가, 기후변화로 인해 물 스트레스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물 관리를 ‘기후변화 시대에서 거의 모든 완화와 적응 전략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물 부족’ 문제는 아프리카나 중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국한된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1,300mm에 이르는 비교적 많은 강수량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물이 부족하지 않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적인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일부 지역은 매년 만성적인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에서는 매년 재난 특별교부세, 재난기금 등의 예산을 투입해 일시적으로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물 부족 문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매년 반복되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없을까?

물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물 공급과 관리가 필요한데, 현재 우리나라의 상수도는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하천수와 같은 표류수(漂流水)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무엇보다 수원(水源) 공급의 다변화와 같은 대체 수자원의 확보가 필요하다.

관련해서 필자는 평소 경북도 내의 용수 부족을 포함해 물 부족 문제의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한 공부를 하던 중에 무한한 바닷물에서 담수(淡水)를 생산하는 ‘해수 담수화’에 주목하면서 ‘경상북도 해수담수화시설 발전연구회’라는 경북도의회 의원 연구모임을 결성했다.

기후변화와 물 부족 현상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로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지역의 산업 성장으로 인한 물 부족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만큼, 해수 담수화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했다.

경북연구원에 도내 용수 부족 문제의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의뢰한 가운데 해수 담수화시설의 국내외 정책과 동향과 우리 경북의 여건 분석을 바탕으로 해수담수화시설의 도입 필요성을 확인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 기후변화에 의한 가뭄과 관련해 선제적인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만큼, 기존에 임하댐, 영천댐, 안계댐을 통해 공급되던 동해안 공업용수를 해수 담수화로 대체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기존 용수를 내륙의 물 부족 지역에 공급함으로써 경북 도내 전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광역 자원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원자력에너지 같은 지역의 풍부한 전력 시설 인프라를 활용한 해수 담수화는 경북의 젖줄인 낙동강의 안정적인 담수원이 될 수 있고, 정적인 물 공급은 기업 유치 등 지역 발전의 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연구 활동은 힘을 내고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 중에 97%에 이르는 바닷물을 담수로 생산해 공급한다면 전 세계의 물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는 물 부족 문제가 시급한 일부 도서(島嶼)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의 해수 담수화 시설이 보급돼 있지만, 물 부족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기 위한 보급률이 낮은 실정이다.

해수 담수화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로 풍부한 수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 담수를 생산하는 기술과 시설을 물 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보급한다면 앞으로 예상되는 물 부족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용 선 경북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