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완화 경제계`활짝’ 기업들`곰곰’

2008-10-13     경북도민일보
 
상의 “경제 활력 회복 큰 도움” 입법화 조속 촉구
기업 “금융업 투자확대 계획 없어” 신중한 태도

 
 경제계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조치(은행주식 보유규제 및 금융지주회사 제도 합리화 방안)를 일제히 반겼다.
 하지만 기업들은 최근 미국발 국제금융위기를 의식해서인지 금융업에 대한 투자확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금산분리제도 완화조치는 금융과 산업 간의 칸막이를 허물어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양 부문간의 공조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경쟁국보다 불리한 기업환경 정비 및 경제활력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조속한 입법화를 촉구했다.
 금융부문의 경우 산업자본 참여로 대형화를 이룰 수 있게 됨으로써 글로벌 은행들과의 경쟁 기반을 확충하거나 자금난이 심각한 거래 중소기업을 자회사로 편입시켜 회생시키는데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산업부문도 기존에 축적한 유통망이나 이동통신사업망 등의 강점을 지렛대로 삼아 은행과 공동으로 인터넷 은행이라는 신규사업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노성호 동향분석실장은 “상품과 금융시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금산분리 완화를 계기로 해외 조직망을 갖춘 대기업들이 금융 시장에 진출해 아직 걸음마 단계인 이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키우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환영 입장을 나타냈지만, 이를 계기로 당장 은행업에 뛰어든다거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미 은행업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이번 금산분리 완화조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현대그룹도 마찬가지다. 현대그룹은 자본통합법이 내년에 도입되면 현대증권을 종합투자은행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만 서 있을 뿐 이며 이번 금산분리 완화를 계기로 은행 지분 매입 등에 대해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측은 “자산 운용사를 운영하는 정도만 고려하고 있을 뿐 별도로 은행을 하겠다는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SK그룹 역시 “은행업에 진출할 계획은 현재 없다”면서 “다만 금융지주회사의 제조업 소유를 허용했듯이 일반지주회사도 금융사 소유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이 개정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호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금산분리 완화를 환영하면서 이번 조치가 한국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추진설이 나돌았던 적이 있는 한화그룹은 지금 당장은 ㈜한화나 대한생명을 지주회사로 추진할 계획이 없는 만큼 이번 조치가 당장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동양그룹은 이번 조치의 후속격으로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기업 보유도 허용될 가능성도 높아진만큼 동양메이저를 축으로 한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양메이저가 동양캐피탈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현행 규정대로라면 동양메이저가 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동양캐피탈, 동양종금증권 등 금융 자회사 지분을 전부 매각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고도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동부그룹도 금산분리 완화와 보험지주사 도입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으로 동부생명(32.21%)와 동부증권(19.36%)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는 동부화재가 손쉽게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부그룹은 동부화재의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 “입장이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면서 “당장 지주회사로 전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