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운동이 아니라 정권 잡으려는 건가”

2006-08-31     경북도민일보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가 전국대의원대회에서 10월 연가투쟁을 이끌어냈다. 10월이면 대입수능을 코앞에 둔 시점이다. 학생들에겐 절체절명의 시기에 교사들이 집단 연가투쟁으로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전교조라지만 제자들 보기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전교조는 대의원대회에서 쏟아진 회원들의 쓴소리에도 귀를 막았다. “10월 중순 연가투쟁을 확정하고 10월 말에 실시한다고 했습니다. 2주 사이에 두 번이나 연가를 내라니요?”라는 항의와, “10월말이면 수능을 열흘 앞둔 시기로 작년에도 연가투쟁으로 국민, 언론에 융단 폭격을 맞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이들은 강경투쟁을 결정했다.
 한 대의원은 “교육운동이 아니라 정권 잡으려는 건가”라고 항의했다. “선명성 경쟁만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뼈아픈 지적이다. 반드시 경청해야 할 내부 비판이기도 하다. 한 교사는 “젊은 조합원이 안 들어오고, 요즘 뒤풀이 가보면 자조적”이라고 전교조의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과 따로 가는 투쟁노선이 조합원들까지 `자조적’으로 만든 것이다.
 전교조의 투쟁은 교원 성과급 반대와 교원평가 반대에 맞춰져 있다. 그들의 투쟁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빠져 있다. 이날 대회에서 “(전교조에) 적대적으로 변하는 학부모들의 가려운 곳을 긁는 것부터 해보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투쟁 목표는 성과급, 교원평가 반대가 아니라 학생을 우선순위로 하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은 전교조내의 합리적 목소리라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전교조는, 특히 강경투쟁을 일삼은 지도부는 “제대로 된 전망도 없이 강경투쟁 일변도로 나갈 때 조합원들이 지도부를 따를 것인지 회의적”이라는 한 대의원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참교육이 어느새 `정치투쟁’과 `이념편향교육’으로 흘렀는지 자문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