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가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을 홀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오전 대구 달성군 현풍면 상리 소재 디지스트 본부동 대강당.
이곳에는 정·관계 및 학계, 지역민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스트 신성철 초대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특히 이날은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입장을 듣기 위해 지방은 물론, 중앙에서도 수많은 취재진이 몰려 전국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였다.
예정 보다 조금 늦은 시각 식순에 의거, 사회자의 호명에 따라 내빈들이 하나씩 일어나 청중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하지만 당연히 호명돼야 할 김문오 달성군수 소개는 없었다. 행사 도중 사회자의 또 한 번의 멘트가 달성군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뒤늦게 도착한 인사를 소개 합니다” 끝내 김 군수는 청중을 향해 고개를 숙일 수가 없었다.
“군수는 왜 소개하지 않나, 무소속이라 욕보이는 것이냐.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불쾌하고 화가 난다”
대강당 곳곳에는 한동안 작은 술렁거림이 이어졌으며 동시에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신성철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역 비슬산 참꽃에 대한 예찬을 밝히는 등 달성군의 진면모를 논했지만 정작 기초자치단체장을 홀대, 결과적으로 달성군민들에게 `표리부동 (表裏不同)’의 잘못을 저지르고 만 셈이다.
이날 김 군수 측은 행사 시작 전부터 자리 배치 문제로 주체 측과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으며 행사 이후 김 군수는 만찬장도 참석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는 후문이다.
자칫 오는 23일부터 비슬산 일대에서 열리는 대구 달성 제14회 비슬산 참꽃제 기념식에 신 총장이 달성군민들의 초대장이나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의전상 결례를 교훈 삼아 다시는 디지스트가 스스로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시 신 총장 취임식에 참석했던 60대 후반의 한 지역민 일성이 달성군민들의 분노를 짐작케 했다.
“머리가 명석한 석학들이 모이면 뭐하나 인간이 먼저 돼야지, 기본도 모르는데 싹수가 노랗다”
/김병진기자 kb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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