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문체로 풀어낸 화음의 세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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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체로 풀어낸 화음의 세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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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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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숙 전 한예종 총장
`젊은 음악가의 초상’발간
 음악열정·삶의 자세 투영

 
 로버트 슈나이더`밤의 여왕’
 음악과 한 인간의 운명 엮어
 해박한 음악 지식도 곁들여

 
 
 
 
 
 
 
 
 
 
 
 
 
 
 
 
 
 
 
 
 
 `화음의 세계’를 유려한 문체로 표현한 음악 소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평론가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을 지낸 이강숙(75) 씨는 자전적 소설 `젊은 음악가의 초상’(민음사 펴냄)을 발간했고, 음악과 한 인간의 운명을 촘촘하게 엮은 오스트리아 작가 로버트 슈나이더의 `밤의 여왕’(북스토리펴냄)은 5일 국내 독자를 만난다.
 `젊은 음악가의 초상’은 이강숙 전 총장의 두 번째 장편 소설이다. 이 전 총장은 앞서 장편 소설 `피아니스트의 탄생’을 통해 필력을 뽐냈다.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이 전 총장은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 조교수, 서울대 음대 교수, 모스크바국립음악원 명예교수 등을 맡으며 평생 음악 교육에 몸바쳤다.
 이 전 총장의 음악 열정과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는 책 속 주인공 철우에게 투영됐다. 철우는 획일적인 교육과 성공을 거부하고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며 성장해간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렵게 자라는 철우는 음악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중학생이 된 철우는 음악 선생님이 들려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듣고 음악에 넋을 빼앗긴다.
 철우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피아노를 배우고 전국고등학교 성악 콩쿠르에도 도전한다. 그러면서 `예술이란 최상의 나를 발견하는 곳’이라는 다짐 속에 진정한 예술가를 향해 전진해 나간다. 이 전 총장은 주인공 등의 목소리를 통해 “음악적 소리는 마음이 듣는 것이며 음악에 감동해야 음악을 잘할 수 있다” “실기는 수단일 뿐 마음속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찾는 훈련, 자기를 찾는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248쪽. 1만2000원.
 
 베스트셀러 `오르가니스트’로 유명한 슈나이더는 `밤의 여왕’에서 해박한 음악 지식을 아름다운 문체로 풀어냈다.
 밤의 여왕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주요 아리아를 부른 캐릭터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도 밤의 여왕 역을 맡아 공연하기도 했다.
 천재적인 노래 재능을 가진 주인공 7살 안토니아는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살다가 가족이 파산하면서 인신매매업자의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팔려간다. 안토니아는 뉴욕 뒷골목 등에서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끄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감출 수가 없다. 가혹한 삶을 딛고 음악가로 성장해 나가는 안토니아는 `마술피리’를 공연하면서 사람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전하게 된다. 400쪽. 1만3800원.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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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활약한 두 젊은 영혼을 만나다
 
 
`모던뽀이들’·`감자꽃 시인…’
 시인 이상·권태응의 삶 재조명
 일제치하 고뇌와 저항정신 담아

 
 
 
 
 
 
 
 
 
 
 
 
 
 
 
 
 
 
 

 
 
 일제 치하에서 활약한 시인 이상(1910~1937년)과 권태응(1918~1951년)의 삶을 재조명한 평전이 나란히 출간됐다.
 시인 겸 비평가 장석주는 `이상과 모던뽀이들’(현암사 펴냄)에서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의 작품과 인생을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했다. 2만3000여권을 소장한 `독서광’ 장석주는 이 책에 자신의 폭넓은 지식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연대기 형태의 상투적 접근 방식을 버리고 역사, 사회학, 정신분석학, 기호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 스펙트럼을 활용했다.
 이상의 문학적 삶을 만들어낸 크고 작은 관계와 이를 탐구하는데 초점을 맞춰 근대와 전근대, 조선과 일본, 전통적 의무와 예술적 자유, 친부와 양부 사이에서 고뇌한 이상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이상을 `지구에 너무 일찍 온 사나이’로 명명한 장석주는 프롤로그에서 “죽은 지 74년이 지났지만 이상 신드롬은 여전히 뜨겁다”며 “이상은 요즘 말로 트렌드 리더다. 근대 문학의 규범 내부에서 작동하는 보편성의 원리들을 현저하게 위반한다”고 말했다.
 박태원, 이태준, 임화, 김기림, 김유정 등 1930년대 지식인의 일상과 전차, 백화점 등 `신문물’이 급격하게 휩쓸기 시작한 1930년대 경성의 분위기도 복원했다. 또 120여 컷의 도판 자료를 동원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단순한 평전을 넘어 작가론, 문화사, 비평 에세이를 아우르는 책인 셈이다. 404쪽. 2만원.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감자꽃’ 전문)
 `감자꽃’은 짧고 재미있는 동요지만 바닥에 깔린 주제는 의미심장하다. 일제 치하 창씨개명에 저항하는 민족 정신을 감자꽃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쓴 권태응 시인도 항일비밀결사단체에 몸담는 등 독립운동에 직접 나선 것으로 유명하다.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현재 경기중고)에서 친일파 학생을 구타했고 와세다대에 입학한 뒤에는 독서회를 운영하며 항일 운동을 했다.
 소박하고 따뜻한 시로 아직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실제 삶에서는 타협을 거부하며 올곧은 저항정신을 드러냈다.
 하지만 권태응의 삶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권태응 시인의 고향인 충주 인근에서 자란 동화작가 박상규는 이런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전기 `감자꽃 시인 권태응’(지식산업사)을 직접 집필했다.
 박상규 작가는 “권태응 시인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대답을 확실하게 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권태응 시인이 나서 자라고 동요를 쓴 농촌 풍경을 가장 잘 그려낼 수 있다는 생각에 전기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책에는 `감자꽃’을 비롯해 많은 작품이 시인의 삶과 어울려 소개된다.
 “고추밭 갈 적에 건너는 또랑물/찰방찰방 맨발로 건너는 또랑물”(`또랑물’ 중),“젖 한 통 먹고는 콜콜./송아지 낮잠이 폭 들었지”(`송아지 낮잠’ 중) 등 시인의 고향 풍경을 담은 시들이 향수를 자극한다.
167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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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흐름을 뒤바꾼 정치·섹스·금융 스캔들
 
`역사를 비틀어버린 세기의 스캔들’출간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가 미국 뉴욕에서 성폭행 미수,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프랑스 부동의 대권 선두주자였던 스트로스-칸은 연이은 공세 속에 곧 IMF 총재직에서 물러났고 프랑스 내에서 지지율도 급추락했다.
 일본 저술가 운노 히로시가 쓴 책 `역사를 비틀어버린 세기의 스캔들’(북스넛 펴냄)은 프랑스 대선의 판도를 바꿔놓은 이 스캔들처럼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정치 스캔들과 섹스 스캔들, 금융 스캔들을 다룬 책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도 스캔들은 있었다. 이 책은 헤로도토스의 `역사’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리디아 왕가의 이야기를 역사적으로 기록된 최초의 스캔들로 규정했다. 리디아의 칸다울레스왕은 아내의 아름다운 나체를 혼자만 본다는 것이 아쉬워 총애하는 신하 기게스를 침실에 숨겨 왕비의 나체를 보게 했다. 이를 눈치챈 왕비는 기게스에게 왕을 죽이든지 스스로 죽든지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했고 기게스는 왕을 죽이고 왕비와 왕국을 손에 넣게 된다.
 저자는 “스캔들은 세계의 평온한 잠을 교란시키고 낡은 질서를 없애고 혼란의 와중에서 새로운 것을 불러내려고 한다”며 “헤로도토스가 기게스의 스캔들로 `역사’를 시작한 것은 상징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군에서 일어난 기밀 누설 사건인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프랑스군의 기밀 정보를 독일에 팔아넘긴 스파이로 드레퓌스 대위가 지목된 사건으로, 군 내부에서 마무리될 사건이었는데 언론 보도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면서 드레퓌스의 유죄 여부를 놓고 여론이 양분돼 큰 스캔들로 발전하는 양상을 띠었다.
 그 때문에 이 사건은 “여론이 지배적이 되는 대중사회의 도래를 예고”한 사건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밖에도 `스캔들의 대폭발 시대’인 20세기에 들어 발생한 메이저리그 화이트삭스의 승부조작 사건, 매카시즘의 광풍, 워터게이트 사건,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 등 다양한 스캔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저자는 “스캔들을 통해 프라이버시에 고립되어 있는 인간을 끌어내어 어리석음이나 비속함을 가진 인간, 그리고 이상이나 우상이 아닌 살아 있는 인간과 마주하는일은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송태욱 옮김. 703쪽. 2만8000원.
 
 
 
 
           >>신간
 
 ▲강아지도 배우는 물리학의 즐거움 = 채드 오젤 지음. 이덕환 옮김. 물리학 교수가 자신의 강아지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양자물리학을 설명하는 책.
 저자는 양자물리학이 어려운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없고 세상에 대한 상식적인 기대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며 선입관이 없는 강아지가 오히려 양자물리학을 이해하기에 인간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오젤의 강아지 에미는 오젤에게 들은 양자물리학 이론을 다람쥐를 쫓거나 과자를 얻는 생활 속 활동에 적용시킨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양자 지우개 실험, 양자 제논 효과, 양자 터널현상 등 난해한 양자물리학 이론들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보이고 있다.
 까치. 264쪽. 1만5천원.
 
 ▲물리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 로빈 애리앤로드 지음. 김승욱 옮김. 호주의 작가 겸 수학자가 쓴 교양 과학서.
 수학의 언어를 이용해 세상을 상상하고 이를 이론적으로 증명해 보였던 뉴턴, 패러데이, 맥스웰, 아인슈타인 등 현대 물리학 혁명가들의 연구과정과 삶을 추적했다.
 해냄. 380쪽. 1만6천800원.
 
 
 ▲남자도 남자를 모른다 = 한네 제만 지음. 김인순 옮김. 독일의 여성 심리학자가 생물학적ㆍ사회문화적ㆍ행동심리학적 연구와 심신상관학 이론을 바탕으로 태아기부터 중년기까지 남자들의 특성을 들여다봤다.
 여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전제조건을 타고난 남자들의 기질을 분석하면서 남자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이 시대에 그들이 타고난 기질을 발휘해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한다.
 위즈덤하우스. 256쪽. 1만2천원.
 
 
 ▲매력은 설득이다 = 정연아 지음. ㈔이미지컨설턴트협회 이사장인 저자가 현대사회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매력’을 갖추는 법을 설명한 책.
 저자는 “매력적인 이미지의 구축이야말로 현대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도구”라며 “요즘처럼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우리는 새로이 매력지상주의자가 되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랜덤하우스코리아. 280쪽. 1만3천원.

 ▲한반도 자연사 기행 = 조홍섭 지음. 일간지 환경전문기자가 들려주는 한반도의 지질ㆍ지형ㆍ생명 이야기.
 풍부한 답사 경험을 토대로 한반도의 산과 강, 바다가 탄생한 이야기부터 공룡 등 생명의 흔적들, 우리 땅의 대표적인 지질 명소 등을 소개한다.
 한겨레출판. 212쪽. 1만5천원.
 이매진. 38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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