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충성
  • 김용언
과잉충성
  • 김용언
  • 승인 201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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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역사를 잠깐이라도 되돌아보면 험난했다는 생각이 대뜸든다. 국난의 시대에 충신이 되레 많이 나타난 것은 나라의 서광이기도 했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생각난다. 모함에 걸려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나온 이 영웅이 긁어모으다시피한 배는 겨우 12척이었다. 그때 임금에게 올린 장계에 `상유십이척(尙有十二隻)’이 나온다. 그는 이 초라한 선단으로 대승을 거둬 국가에 충성을 다한다.
 매사에 삐딱한 시각을 보이는 것이 `악마의 사전’(A.G.비어스)이다. 충성이란 것에 이런 풀이를 달아놨다. “신하의 코에 낀 고리다. 그것으로 코는 똑바로 방향을 잡아 주어 성별(聖別)된 향기를 맡는다.” 표현이 까칠하기는 하지만 충성만은 폄훼할 뜻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신랄하기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할 사람이 김시습이다. 그가 옛사람의 말을 빌어 `충(忠)’을 풀이했다. “몸이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신하로서 할 수 없는 일까지 할 필요는 없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여 그 직분을 다할 뿐이다”라는 지론을 폈다. 과잉충성을 경계하는  소리같이 들리기도 한다.
 공원식 경북관광개발공사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 사장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어느 간부 직원이 안해도 될 말을 씨부렁거린 탓에 설화에 휘말린 것이다. 공 사장의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에 전원 참석을 목표 삼았던지 이 간부는 “불참자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단다. 그 불이익이란 것이 골프부킹과 그에 상응한 것이라고 한다. 경북도 정무부지사로 2년6개월이나 재임하며 많은 공적을 남긴 공 사장으로서는 취임 댓바람에 뒤통수를 맞은 꼴이어서 뒷맛이 개운치 않게 됐다. 그러잖아도 오래도록 애물단지 노릇을 해온 경북관광개발공사다. 새 출발하려는 판에 `과잉충성’발언이라니 경북관광개발공사의 체질인가?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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