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집권을 갈망하는 북한의 착각 -북한 `3년 버티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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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집권을 갈망하는 북한의 착각 -북한 `3년 버티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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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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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평화롭게 살 수가 없다. 결국 이쪽이나 저쪽이 이기게 되어 장송곡이 소련이나 자본주의 세계 중 한 곳에서 울려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레닌의 저작집에서 인용한 글이다. 두 체제가 공존할 수 없다는 말이다. 미국과 소련 갈등은 어느 한 편이 소멸됨으로써 끝난다는 레닌의 말은 적중했다.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장송곡이 울려 퍼진 곳은 소련이었다. 소련이란 나라는 없고 그 자리에 자본주의로 체제를 바꾼 러시아 등 15개의 독립 국가들이 존재하고 있다. 레닌이 안다면 슬픈 일이겠지만 레닌이 미워하며 조롱했던 자본주의 제국 미국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을 만큼 막강하게 되었다.
 레닌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그의 말이 오늘날 한반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 더 정확하게는 미국과 북한의 현 정권이 존재하는 한 양측은 평화롭게 살 수 없을 것이고, 결국 두 곳 중 한 곳에서 장송곡이 울려 나올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분석가들이 얘기하는 말 중에 `북한의 3년 버티기’ 라는 개념이 있다. 미국 정권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 하지만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3년을 잘 버티면 될 것이며 그래서 북한은 3년 버티기 작전을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정권이 몰락하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친북주의자들은 이 같은 전략이 그럴듯하게 보일지 모르며 한 줄기 희망이 될지도 모르겠다. 마치 소련 수상 흐루시초프가 소련의 승리를 확신하며 “우리는 당신들(미국)을 묻어 버릴 것이요” 라고 큰 소리로 외쳤던 것처럼 말이다. 3년 버티기 작전은 북한을 위해서는 불행하게도 국제정치학 및 정치학적 논거가 희박하다.
 북한 정권이 미국의 압박작전에 3년 동안 버틸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가 의문이다. 불과 반년이 조금 지난, 조그만 은행 한 군데에 대한 금융 압박에도 쩔쩔매는 북한정권의 내구력이 3년이나 된다고 보기 힘들다. 미국은 마카오의 델타 아시아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를 북한정권의 급소를 찌른 것으로 생각하고 압박의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만약 한국정부가 북한에 대해 금융 및 경제 지원을 하려 한다면 이는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인식하게 할 것이다. `적의 적은 친구’ 라는 아름답지 못한 명제는 국제정치의 비극적 진리다. 적의 친구는 적 이라는 명제는 테러전쟁 시대 또 하나의 비극적 진리가 되었다. 이 명제는 부시 독트린의 기본 개념이다. 한국이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3년 버티기 작전의 두 번째 잘못은 다음 선거에서 미국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현 상황으로 보면 미국 민주당은 앞이 캄캄하다. 대부분 여론조사들은 공화당의 웬만한 후보들은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를 이길 것이라 예측하고 있으니 말이다.
 3년 버티기 작전의 세 번째 문제는 미국 민주당 정권이 공화당 정권보다 현재의 북한정권에 대해 우호적일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가정이다. 외교정책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는 거의 없다. 9·11 테러 공격을 당한 날 미국 대통령이 부시가 아니라 클린턴이었다면 미국 외교정책은 어떻게 변했을까?  20세기 미국 외교사는 위기의 경우 민주당이 오히려 더 호전적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차대전, 2차대전, 한국전쟁, 월남전쟁 등 큰 전쟁은 모두 민주당 대통령이 시작했던 전쟁들이다. 2004년 선거전 당시 미국의 민주당 후보들은 한결같이 부시의 대북정책이 너무 허약하다고 비난했다.
 부시는 김정일에 대한 견해를 묻는 우드워드 기자의 질문에 “나는 그 사람 생각하면 속에서 올라온다(visceral reaction)” 고 대답했다. 이 대답을 듣고 기자는 “CIA 보고를 받았군요”라며 되물었다. 만약 다음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이고 그가 북한에 관해 CIA의 보고를 받을 경우 그는 부시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될까? 부시에게 북한 실정을 낱낱이 보고한 CIA 국장은 민주당 대통령 클린턴이 임명했던 조지 테넷이었다.
 한국정부는 북한에 버틸 수 있다는 헛된 기대를 심어주기 보다 변화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전략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www.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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