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매심리‘꽁꽁’… “문의전화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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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구매심리‘꽁꽁’… “문의전화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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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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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약세·지방은 ‘대세 하락론’까지

▲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25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인근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기록적인 한파로 얼어붙은 한강 둔치가 꽁꽁 언 부동산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연합
 “올해 들어 매매 거래를 한 건도 못했습니다. 주택 구매심리가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어요.”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S공인 김모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는 팔아달라고 내놓은 매물은 많은데 사겠다고 보러 오는 사람은 전혀 없다.
 그는 “사무실에 온종일 앉아 있어도 문의 전화 한 통 없는 날이 허다하다”며 “계절적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5년 새 1월 매매거래가 한 건 없었던 적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한숨지었다.
 김 대표는 “작년 11월부터 주택시장이 주춤하기 시작했지만 연말까진 하루 2~3통은 매매 문의가 있었고 매수 타이밍을 묻는 사람도 많았는데 지금은 어쩌다 오는 문의 전화도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더 떨어질까 묻는 것들 뿐”이라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주택 거래시장이 ‘올스톱’됐다. 작년 말부터 분위기가 꺾이기 시작한 지방은 물론이고, 올해 들어선 서울 인기지역조차 신규 매매 거래가 뚝 끊겼다. 다음달 가계부채 시행 일주일여를 앞두고 돌아본 현장은 주말 지구촌을 덮친 ‘최강 한파’만큼이나 매서웠다.
 ◇ “대출 규제 파장 지켜보자”… 급매물도 거래 안돼
 지난해 119만건이 넘는 역대 최대 거래량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던 주택시장은 올해 들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월 이후 매수세가 둔화되는 등 조짐이 시작됐지만 이달 들어선 다음달 수도권부터 시행될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인해 매수심리가 완전히 꺾였다.
 현장에서는 “급매물도 팔리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5주 연속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주 서울 강남 3구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값은 주택시장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가격 하락이 예사롭지 않다.
 강남권의 아파트값은 재건축 대상이 지난해 12월 이후 7주 연속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올해 들어선 작년 말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하락한 금액에도 거래가 잘 안된다.
 개포 주공1단지 42㎡는 지난해 가을 8억2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작년 12월 7억8000만원으로 떨어진 뒤 이달 들어 다시 7억6000만원으로 내렸지만 매수세가 없다. 최고 9억5000만원까지 팔렸던 이 아파트 49㎡도 지난달 9억원, 최근 8억9000만원으로 내려왔지만 역시 팔리지 않는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주공 1단지가 5040가구의 대단지인데 이달들어 전체 거래가 5건도 채 안됐을 것”이라며 “1월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작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딴 판”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주공 3단지 102㎡도 지난해 가을 7억8000만원에서 12월 7억4000만~7억5000만원 선으로 떨어지더니 올해 들어 다시 1000만~2000만원 하락했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 최근엔 일반 아파트값까지 약세로 돌아섰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송파동 현대아파트 등은 최근 500만~1500만원 가량 떨어졌고 강남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차, 대치동 은마, 개포동 대치 등이 500만~2500만원 가량 내렸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신도시 등지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입주 시기가 다가오는데 집이 안팔리니까 가격을 1000만~2000만원씩 낮춰 내놓고 있지만 급매물도 찾는 사람이 없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을 앞두고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강북권이나 수도권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강북구 미아동 S공인 대표는 “작년 가을엔 하루 평균 문의전화가 10통은 왔는데 지금은 1~2통도 잘 안온다”며 “11월 이후 상황이 계속 나빠지더니 올해 들어 매매거래를 한 건도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22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4143건으로 지난달 전체 거래량(8226건)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지방은 이미 ‘대세 하락론’까지 나오고 있다. 2013년 이후 3년 연속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대구광역시의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시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21일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한달 새 0.24% 떨어졌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작년 가을과 비교하면 매매시장이 아예 죽었다고 봐야 한다”며 “학군 수요로 인해 전월세는 3~4건씩 거래가 되는 편이지만 이달에 매매 거래를 딱 한 건 했고 가격이 떨어져도 매수 문의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역시 지난해 11월 9일 이후 11주 연속 하락했다.
 세종시의 새 아파트가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충남은 작년 11월 9일 이후 11주 연속해서 0.49% 하락했고 충북은 작년 10월 19일 이후 석달여 간 0.48% 내리는 등 충청권 아파트값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엔 제2공항 호재 등이 있는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광주광역시, 전라북도, 경상남도 등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서며 거래가 멈췄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악화된 것은 다음달 시행되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 시행을 앞두고 관망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리금 분할상환 조건이 신규 주택 구입자들에게 모두 적용되다 보니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대다수 서민의 입장에선 초기 내집마련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세난으로 힘들어하는 실수요자들은 이로 인해 집값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 돼 쉽사리 집을 사기도 힘들다.
 투자 수요 입장에서도 이자만 납부하다가 2~3년여 뒤 시세차익이 생기면 집을 팔고 나가는 ‘레버리지 투자’가 어려워져 자연스레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분당 서현동의 H중개업소 대표는 “1월 비수기에다 다음달 설 연휴가 있고 가계부채 대책 시행까지 앞두고 있으니 누가 집을 사고 싶겠느냐”며 “대기자들도 다음달 한 달 정도는 지켜보고 가격이 최대한 떨어졌다고 생각될 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매수가 부담스러운 시점에 주택 공급과잉 우려, 금리 인상, 유가 하락, 중국 경제 위기 등 국내외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매수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된데다 전셋값도 오름세가 주춤한 상황이어서 전세의 매매 전환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이사철이 가까워지면 거래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만큼 거래가 크게 활발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작년 주택 인허가 물량이 사상 최대치에 달하면서 일시적으로 늘어난 공급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요자들도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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