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살생부’ ‘여론조사 유출’ 자해극
  • 한동윤
새누리 ‘살생부’ ‘여론조사 유출’ 자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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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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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한국갤럽의 주간 정례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30%대로 동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2~3일 이틀 동안 박근혜 대통령 직무수행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급락한 39%를 기록하면서 지지율이 다시 30%대로 주저앉았다. 부정평가는 4%포인트 늘어난 49%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한 38%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포인트 급등한 23%를 기록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보였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하락은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를 통해 야당이 존재감을 부각시킨 반면 정부 여당은 야당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4·13 국회의원선거를 30여일 남짓 앞둔 시점에서 정부 여당의 지지율 하락은 치명적이다.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회복하기 쉽지 않고 그 흐름이 대체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180석 당선”(김무성 대표) 운운하며 기고만장했던 새누리당의 속마음이 어떤지 궁금할 뿐이다.
 새누리당의 고전(苦戰)은 자업자득이다. 테러방지법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반대를 훨씬 앞섰지만, 야당의 필리버스터 공세에 완패했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민들의 휴대전화와 은행계좌 등이 탈탈 털리는 것처럼 날조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다. 대한변협이 “테러방지법에 인권침해 요소가 없다”고 했는데도 새누리당은 손 놓고 있다가 필리버스터라는 황당한 공세에 휘둘리고 만 것이다.
 야당의 필리버스터 공세 와중에 새누리당이 한 일이라고는 ‘공천살생부’ 파문이다. 김무성 대표와 그의 측근이 ‘살생부’를 언급함으로써 마치 청와대가 ‘비박’을 거세하기 위해 명단을 김 대표에게 넘긴 것처럼 되어 버렸다. 김 대표가 ‘사과’해 일단 파문은 진화됐지만 김 대표 측에서 자기를 따르는 ‘비박 현역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살생부를 흘렸다는 의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살생부’ 파문은 곧이어 ‘여론조사 대량 유출’ 사태로 이어졌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에서 공천 심사를 위해 실시한 사전 자동응답(ARS) 여론조사 결과가 수도권과 영남, 충청권 등 50~60곳의 지역구 이름과 현역 의원을 포함한 후보자 이름, 여론조사 수치가 적힌 채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된 것이다.
 문건에는 일부 비박계 현역 의원들이 친 박근혜계 또는 ‘진박’ 후보에게 밀리거나,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와 있다. 예컨대 대구 모 지역구의 경우, 비박계 A후보가 ‘진박’ B후보와의 격차가 약 10%포인트로 좁혀진 것으로 나와 있다. 다른 조사에서는 비박계 후보가 ‘진박’ 후보에게 20~2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었다. 비박계가 친박을 탈락시키기 위해 문건을 돌렸거나, 아니면 친박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역공작일 수 있는 자료 유출이다. 결국 새누리당은 중앙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은 추락하는 데 새누리당은 이 모양이다. 중앙선관위는 6일 여론조사 유출 의혹과 관련,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공천관리위에 제출된 자료가 불일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누군가 조작했다는 결론이다.
 경기도 파주을 류화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26일 한 여성 당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자 “에이 개 같은 X. 아이 씨, 별 거지 같은 X한테 걸려서…” 등의 욕설을 한 녹음파일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파주 시장을 지낸 인물이다. 가지가지다. 새누리당은 유 후보에게 ‘자진탈당’을 권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가 ‘친노’를 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안보에서부터 경제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다. 그의 언행이 옳고 그름을 떠나 선거판을 주도하고 정국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살생부’ ‘여론조사 유출’이라는 자해극을 벌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를 공천심사대에 세웠다는 게 거의 유일한 자랑거리다. 국민 누구도 감동하지 않는 ‘상향식 공천’ 타령이다. 오로지 야당 분열의 어부지리만 노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밖에서 보면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이래서야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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