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누가 ‘한 방에 훅 갈지’ 모른다
  • 한동윤
여야, 누가 ‘한 방에 훅 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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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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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에 선출되자마자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으름장부터 놓았다.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등 권력 내부의 속성과 잘못된 국정 운영 방식을 낱낱이 아는 분들이 당선돼 우리 당에 왔다”며 “조 당선자와 대화해 보니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 하나씩 터뜨리겠다.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조응천 당선자는 2012년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 작업을 했고 2014년 4월까지 박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하는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그는 청와대 공직비서관실의 문서 외부유출과 관련해 청와대를 떠났다.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은 김대중 정부 때 인수위에서 활동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국정원 개혁 TF에서 일했다. 근무하면서 국정원을 정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도록 그렇게 노력을 한 바 있다. 국정원을 떠나 국정원 불법 해킹 사찰 의혹 때 야당을 도운 인물이다. 결국 조·김 두 사람이 재직 중 취득한 청와대와 국정원 정보를 “하나씩 터뜨리겠다”고 협박한 셈이다. 우 원내대표의 으름장은 더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그 출발이다.
 이에 앞서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총선이 끝나자마자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적폐 타파 청문회’를 주장하며 청문회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자원외교 비리의혹, 방산비리, 테러방지법, 서민증세 논란, 누리과정 예산, 언론 탄압,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개성공단 가동중단, 지역차별 등을 꼽았다.
 천 대표가 헛다리짚자 안철수 공동대표 역시 박 대통령의 ‘양적완화’ 발언에 지난달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은데요. 하하하, 아유 참”이라고 비웃고 “너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청와대에 앉아 있어 가지고. 경제도 모르고 고집만 세고…”라고 조롱했다. 박 대통령이 이란 방문을 위해 출국한 바로 그날 오후 원불교 100주년 행사장에서 김종인 대표에게 “(원불교) 100주년이면 대통령께서 오실만 한데”라고 박 대통령 불참을 문제 삼았다. 국가원수의 정상외교와 일개 종교행사의 차이조차 구별하지 못하는 망발이다.

 더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하나씩 터뜨리겠다. 기대해도 좋다”는 겁박과, 국민의당 천정배·안철수 공동대표의 ‘객기’와 ‘무뢰함’은 모두 4월 총선 야당 승리에서 싹이 텄다. 선거에서 ‘여소야대’가 나오지 않았다면 감히 입에 올리지 못했을 망언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결국 원했든 원치 않았든 유권자들의 ‘여소야대’ 선택이 우원식과 천정배·안철수의 발언을 가능케 해준 셈이다.
 천정배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적폐 타파 청문회’ 주장은 같은 당 박지원으로부터 “우리가 무슨 점령군이냐?”는 핀잔을 자초했다. 그러자 천 대표는 “물론 점령군이 아니다. 겸허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철수 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을 조롱한 결과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작은 승리’에 도취해 경거망동한다는 비판이다.
 한국갤럽의 5월 첫째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18%로 총선 직후의 25%와 비교해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호남에서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에 앞섰던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문 전 대표에게 밀렸다. 호남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50.6%에서 35.8%로 14.8%%p나 폭락했다. “민심은 무섭게 변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국민의당과 안 대표가 무시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하나씩 터뜨리겠다.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대로 그들이 재임 중 취득한 기밀을 폭로해 박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든 말든 그건 그들의 선택이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총선 승리로 입법권을 장악함으로써 사실상 절반의 정권교체를 이뤘으며,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여론과 민심은 조변석개(朝變夕改)다. 4·13 총선 불과 한 달 전 ‘정권심판’이 30%였던 반면, ‘국회심판’이 40%를 넘었던 여론이 새누리당의 막장공천으로 뒤집어진 것이 그 증거다. 그야말로 한 방에 훅 갈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 누구건 한 방에 훅 가는 짓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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