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38% · 문재인 34% · 안철수 21%
  • 한동윤
반기문 38% · 문재인 34% · 안철수 21%
  • 한동윤
  • 승인 2016.0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어제(25일) 제주도에 도착했다. 제주도에서 개막된 ‘평화·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참석을 위해서다. 반 총장은 26일 오후~27일 밤 일본 G7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기조연설 후 안동 하회마을도 방문한다. 30일~1일에는 경주 유엔NGO컨퍼런스에 참석한다. 이례적인 모국 나들이다.
반 총장의 임기는 금년까지다.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둔 시점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그의 이번 나들이가 비상한 관심을 끄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과연 반 총장이 유엔총장이라는 대업(大業)을 마친 뒤 ‘대통령’이라는 또다른 목표에 접근하느냐는 점이다.
새누리당이 반 총장을 바라보는 눈에는 간절함이 담겨있다. 4월 총선에서 당내 대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무릎을 꿇었다. 김무성 전 대표 역시 중상(重傷)을 입었다. 무기력한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의 ‘반기문 대망론’은 절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도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이 실장은 반 총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충청이다. 반 총장을 ‘꽃가마’ 태우는 데 적극적이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38.0%의 지지로 문재인(34.4%), 안철수(21.4%)를 따돌렸다.

반 총장은 지난 18일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사무총장 임기가 아직 7개월이 남았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권 도전을 포기한다는 어떤 시사도 없다. 다만 그가 갈 수 있는 곳은 새누리당으로 제한되어 있다. 반 총장이 야당으로 가고 싶어도 문재인, 안철수 등이 버티고 있어 어렵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반기문 총장이 새누리당 친박과 손잡고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의 반 총장 영입 가능성이 점쳐지자 야당의 공격이 거세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기당에 인물이 없다고 다른 데서 꿔오려 하는 것은 어색하다”고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홍걸 씨는 “해외에 나가 한자리하면 그것이 국위선양이라는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됐다”며 반기문 대망론을 깎아 내렸다.
자칭 진보언론도 반 총장 밀어내기에 나섰다. 모 매체는 ‘유엔이 사무총장 퇴임 직후 정부직     진출을 제한하는 결의를 채택한 사실이 확인돼, 반 총장이 대선에 뛰어들 경우 처신의 적절성으로 논란이 일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이 창설 직후인 1946년 제1차 총회에서 채택했지만 구속력도 없는 내용을 새삼 소개하며 발목잡기를 시도한 것이다. 특히 일부언론매체들은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반 총장을 ‘실패한 총장’으로 낙인찍은 기사를 대대적으로 이용했다.
어찌 보면 자기 얼굴에 침 뱉기다. 새누리당이 반 총장을 꽃가마에 태우고 말고는 그들의 선택이다. 그러나 국민은 영남과 호남의 권력 돌려먹기에 신물이 난 상태다. 특히 여야 일각이 추진    중인 내각제 개헌이 새누리당 영남과 국민의당 호남 간 권력 나눠먹기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이 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바로 영호남 아닌 중원(中原) 출신이라는 점이다. 반기문 대망론의 진원지인 ‘충청’이 “이번엔 영호남이 충청에 양보하라”고 했을 때 과연 영호남이 그 호소를 외면할 수 있을까? 충청 대망론에는 수도권이 호응할 가능성도 높다.
영남은 “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나설 계제도 아니다. 김대중 이후 노무현·이명박·박근혜까지 모두 영남 정권이다. 호남은 인물난이다. 영호남이 연합한다면 충청권의 소외감이 커질 것이다. 따라서 영남과 호남이 ‘충청’과 손잡고 정권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게 더 호소력이 있어 보인다. 더구나 충청 인구가 호남 인구를 넘어섰다. 반기문 총장이 아니라도 이제는 ‘충청에 물어 보고’ 다음 대선을 치러야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총장 때리기’로 충청의 비위에 거슬리면 손해볼지 모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