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뜨거운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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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뜨거운 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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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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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권

 그대와 비 그친 길을 걸었다
 얼굴에 꽃망울이 터진 새들처럼
 깔깔댔다 새로 심은 꽃나무,
 시집 한 권의 말을 공중으로 던졌다
 한 번도 꽃피지 않은 길 위에
 임계질량의 시어들이 쏟아졌다

 오오 나풀거리듯 그대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반짝이는 순간, 차갑게 뜨거운
 행성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수많은 밤 홀로 품어온 말
 꽃나무가 지구 밖까지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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