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외제차’ 폴크스바겐 퇴출 위기
  • 한동윤
‘싼 외제차’ 폴크스바겐 퇴출 위기
  • 한동윤
  • 승인 201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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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배기 가스 조작에도 불구하고 ‘뻔뻔한’ 얼굴로 한국 소비자와 환경 당국을 조롱해온 폴크스바겐 자동차가 된서리를 맞았다. 폴크스바겐 계열인 아우디도 마찬가지다. 조작된 배기·소음 관련 서류로 자동차 인증을 받은 아우디-폴크스바겐 자동차 32개 차종에 대해 환경부가 아예 인증을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인증이 취소되는 차량은 대부분 경유차이지만 휘발유차도 포함되어 있다. 무려 79개 모델 7만9000여대다. 인증이 취소되면 아우디-폴크스바겐 신차의 판매가 정지된다. 환경부가 지난해 11월 이미 경유차 15개 차종 12만5515대를 인증 취소했기 때문에 앞으로 취소될 차량까지 합하면 국내에서 판매된 아우디폴크스바겐 차량 중 인증 취소 차량은 20만4000여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폴크스바겐을 사실상 추방(追放)-퇴출(退出)하는 조치다. 금수강산의 환경을 오염시킨 아우디폴크스바겐 차량은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베스트 셀러들이다. GOLF, JETTA, TIGUAN, PASSAT, CC, SCIROCCO, A3, A4, A5, A6, A7 등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 정도다. 젊은층과 여성들로부터 큰 인기를 끈 딱정벌레차 BEETTLE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TIGUAN과 A6, GOLF는 수입차 차량판매 1, 2, 4위다.
아우디폴크스바겐 차량은 이미 외국에서 철퇴를 맞았다. 미국 환경당국은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 디젤차 엔진이 기준의 4배 이상, 실제 도로 주행에서는 기준보다 최대 30배 이상의 배출 가스를 뿜어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폭스바겐 게이트’의 시작이다. 폴크스바겐 차량은 판매가 급감했다. 지구촌에서 퇴출 위기를 맞은 것이다.
아우디-폴크스바겐 코리아는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았다. 대규모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자 한국 소비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회사는 최대 20% 가격 인하에 60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배기가스를 배출해 공기를 오염시키든 말든, 소음 기준을 초과했든 말든 ‘외제차’와 ‘싼값’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홀린 것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폴크스바겐 그룹의 국내 디젤 모델 판매실적이 758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59.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에는 5191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8.2%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기록적이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디젤차량 점유율 70%를 차지했던 폴크스바겐의 점유율이 1%로 급락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폴크스바겐을 추방하자”는 데 의기투합한 것이다. 일본과 인도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환경오염국 중국에서도 폴크스바겐 판매는 급감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만 환경파괴업자의 ‘봉’ 노릇을 한 셈이다.
이제 전국을 굴러 다니는 아우디-폴크스바겐을 바라볼 국민들의 시선이 따가워질 차례다. 배기가스 조작이 들통나기 전 이 회사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는 잘못이 없다.
그러나 전국 도로에 굴러 다니는 모든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은 달리는 환경오염원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미국에서 배기가스 조작 사실이 확인된 후 우리 환경청이 요구한 배기가스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미적거렸고, 국회에 내야 할 자료도 딱 두 줄 짜리로 진실을 숨기며 뺀질거렸다. 미국과 캐나다의 콜크스바겐 디젤차 구입자 48만2000명에게 1인당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 카드와 바우처를 보상하고 3년간 무상으로 수리도 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대한민국을 깡그리 무시한 처사다. 그 배경에는 “한국 소비자들이 우리 차를 맹렬히 사가는 데 무슨 소리냐”는 배짱이 깔려 있었다.
조선일보에는 얼마 전 “폴크스바겐 차를 구입하게 만든 우리의 DNA는 과연 무엇인가”는 내용의 글이 실렸다. 세계 각국이 폴크스바겐을 응징할 때 우리가 왜 폴크스바겐에 꽂혔는지 생각하면 처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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