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막장 생얼굴’ 보여준 최경환·윤상현
  • 한동윤
‘친박 막장 생얼굴’ 보여준 최경환·윤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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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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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잖아. 자꾸 붙을라고 하고 음해하고 그러면 XXX도 가만 못있지”라고 압박했다. 4월 총선에 앞서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최경환 의원이 지난 1월 말 경기 화성갑에 공천을 신청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한 전화 내용이다. ‘XXX’는 화성갑 공천 경쟁자인 서청원 의원이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에게 도전한 김 전 의원을 꾸짖으며 이웃 선거구로 옮길 것을 종용한 것이다.
김 전 의원이 “거길 꼭 보장을 해주셔야 한다고, 저를…”이라며 옮길 선거구 공천을 호소하자 최 의원은 “그래, 그건 XXX(서청원)도 보장을 하겠다는 거 아냐”라고 흔쾌히 약속했다. 김 전 의원이 이에 “(그렇게) 말씀하셨어요?”라고 재차 묻자, 최 의원은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라고 타일렀다. 김 전 의원이 “그것이 VIP(박근혜 대통령) 뜻이 확실히 맞는 거예요?”라고 묻자, 최 의원은 “그럼, 그럼, 그럼, 그럼. 옆에 보내려고 하는 건 우리가 그렇게 도와주겠다는 것이고”라며 박 대통령 의중을 팔았다. 최 의원은 당시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나 ‘진박 감별사’를 자처할 때였다. 최 의원은 그러나 지난 6일 당대표 경선 포기 기자회견에서 “총선 기간 최고위원커녕, 공관위 구성과 공천 절차에 아무런 관여도 할 수 없었던 평의원 신분이었다”고 공천 개입을 부인했다.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지역구를 옆으로 옮길 것을 종용한 사람은 윤상현 의원이다. 그는 김 전 의원에게 “빠져야 된다.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 거긴 아니라니까”라며 박 대통령 뜻을 내세워 지역구 이전을 요구했다.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 서청원 최경환 현기환 의원 막 완전 (친박) 핵심들 아냐”라고 경선해도 후보로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친박의 호가호위(狐假虎威)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윤 의원은 “형(김성회)이 일단 전화해. 빨리. 형 안하면 사단 난다니까.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 아이 X”라고 말했다. 뭔가 김 전 의원의 ‘별의 별’ 약점을 다 알고 있다는 투다. 빨리 전화하지 않으면 ‘사단’(事端))이 난다는 것은 모종의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4월 총선 전 ‘친박’은 이렇게 무시무시했다. 오로지 박 대통령을 믿고 저지른 만행(蠻行)이다.
김 전 의원은 윤 의원이 “까불면 안된다니까”라며 거듭 압박하자 “이거 너무 심한 겁박을 하는 거 아니냐”고 반발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형이 얘기한 대통령 뜻을 가르쳐 준 거 아냐. 정무수석하고, 경환이형하고, 나하고 대통령, 다 그게 그거 아냐? 뒤에 대통령이 있다니까. 대통령 사람(서청원)이기 때문에 (피해) 가야 한다니까. 최경환이 또 전화해야 돼?”라고 물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최경환 부총리가 전화하면 내가 (지역구를 옮기도록) 할게”라고 답하자, 윤 의원은 “바로 전화하라 할게”라고 말했다. 결국 최 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해 “무리하게 살지 말라”고 압박한 것은 윤 의원 요청에 의한 것임이 드러났다. 최·윤 의원 말고도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김성회 압박에 나섰다.
윤 의원은 총선 직전 ‘공천살생부’를 언급한 김무성 당시 대표를 “XXX 죽여버려”라는 등의 저질-막말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박 대통령이 그토록 아낀 ‘친박’의 수준이 최·윤 의원에 의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막가파-조폭을 연상시키는 저질들이다.
김 전 의원은 최·윤 의원 요구대로 출마선언 지역에서 화성병으로 지역구를 옮겼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김 전 의원은 1월 말 최·윤 의원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해뒀다가 서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자 녹음 6개월 가까이 지난 뒤 그 내용을 까발렸다. 김 전 의원의 녹음파일 공개에 대해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은 19일 “얼마나 비겁하냐. 남자의 세계에서 가장 비겁한 인간 쓰레기 같은 행동”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최·윤 의원 언행이 ‘친박’의 저질 수준을 말하는 것이라면 김성회 전 의원의 녹음파일 공개는 새누리당 전체의 윤리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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