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문수는 손학규한테 배워라
  • 한동윤
오세훈·김문수는 손학규한테 배워라
  • 한동윤
  • 승인 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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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기어코 서울로 올라올 모양이다. 2년 전인 2014년 7·30 수원병 국회의원 보선에서 무명의 여당 후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정치포기’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으로 낙향한 그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정계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손학규와 내일을 함께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에서 지지자 100여명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뒤다. 공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그는 “땅끝 해남에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저에게 주신 용기를 여러분과 함께 꿈과 희망으로 돌려드려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됩니다”고 했다. ‘언제’ 복귀하느냐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를 향한 구애(求愛)도 뜨겁다.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이 ‘손학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우리가 먼저 수용태세를 갖추고 모셔오면 우리당을 위해서 좋은….” 이라고 추파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내 ‘반문재인’ 세력은 문재인 대안으로 손 전 고문을 고대하고 있다. 비주류 이종걸 의원은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한 지지와 기대가 높아진 것 같다”고 했다. 손학규의 주가(株價)가 상한선이다. 문재인 전 대표를 못마땅히 여기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금의 대권주자 지지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무시하고 손 전 고문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정치적 실패가 닥칠 때마다 ‘하방’(下方)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8년 전인 2008년 18대 총선에서 참패한 뒤에도 강원 춘천으로 낙향해 농사를 지었다. 강원도 낙향 1년여만인 2009년 10월 국회의원 재·보선 때 서울로 올라와 선거에 뛰어들었다. 이번 두 번째 낙향은 2년을 겨우 넘기고 정계로 돌아오는 셈이다. ‘낙향’과 ‘정계은퇴’ 선언이 결국 그에게는 ‘내일’을 위한 요식절차인 셈이다. 이번에 정치권에 복귀하면 무슨 언사(言辭)로 변명할지 흥미롭다.
손 전 고문은 다른 정치인에 비하면 솔직한 편이다. 대통령선거에 패배하고도 국회의원 재·보선을 기웃거리며 이곳저곳 ‘상습출마’해온 거물급의 행적과 비교하면 차라리 순진해 보이기까지 한다. 대선 참패에도 서울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해 낙선하자 미국으로 중국으로 떠돌다 ‘고향’에서 보선이 실시되자 달려와 ‘금배지’를 사냥한 인물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는 4월 총선에서 ‘호남 자민련’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에게서 ‘대권주자’ 면모는 사라졌다.

새누리당은 4월 총선에서 참패했다. 차기 대권주자급도 여럿이 탈락했다. 오세훈, 김문수 등. 그러나 이들 가운데 누구도 손학규 전 고문처럼 낙향했다거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내일’을 위해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오세훈 전 시장은 여전히 서울 종로구 당협위원장이다. 과거 지구당위원장의 위치다. 그는 지난 27일 종로구 당협 사무실에서 당원 간담회를 가졌다. 행사에는 오 전 시장이 초청한 새누리당 이주영· 정병국· 한선교·김용태·이정현 의원이 참석했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인물들이다.
이주영 의원은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정권 재창출을 해낼 수 있다. 오 전 시장을 대통령 후보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병국 의원도 “우리가 고난 받고 있지만 오 전 시장이 더 큰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선교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총선에서 낙선해 가슴이 답답하다. 오 전 시장 앞날이 분명히 찾아오리라 생각하고 힘이 되겠다”고 했다. 오 전시장의 대권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역시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정치적 활로 개척에 민감해 보인다. 그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다 막판에 포기했다. ‘친박’도 ‘비박’도 아닌 중립적 위치를 내세워 볼 요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에게 ‘낙선’(落選)은 지옥같은 시련이다.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았으니 그 참담함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정치를 포기하라거나 정계를 떠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왜 외면 받았고 선거에 실패했느냐에 대한 절절한 반성과 반추(反芻)는 필수적이다. 선거에 져놓고도 대권이나 당권을 노린다고 발빠르게 움직인다고 국민이 호응하는 게 아니다. ‘정치포기’와 ‘정계복귀’를 밥 먹듯 해왔다 해도 손학규 전 고문이 솔직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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