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간신·매국노를 심판한다
  • 한동윤
역사는 간신·매국노를 심판한다
  • 한동윤
  • 승인 201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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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중국인들에게 ‘오삼계’(吳三桂)라는 이름을 대면 하나같이 치를 떤다. 중국 역사상 최악의 민족반역 매국노이기 때문이다. 오삼계는 명나라 때 군사요충지인 산해관(山海關)을 키지던 장수다. 산해관은 만리장성의 동쪽 끝에 위치해 만주 등의 오랑캐 공격으로부터 베이징(北京)을 수비하는 최일선 군사요충지다. 오삼계는 명나라 말 이자성이 농민반란을 일으켜 북경을 위협하자 산해관의 50만 대군을 이끌고 북경으로 진군하다 이자성에 의해 북경이 함락됐다는 소식을 듣고 산해관으로 후퇴했다. 북경을 함락한 이자성이 오삼계 아버지와 애첩 진원원을 잡아가자 청나라 군사에 철옹성인 산해관을 활짝 열어줬다. ‘애첩’과 명나라의 운명을 맞바꾼 것이다. 이자성을 앞세운 청나라 군사는 북경을 찌르고 명나라를 멸망시켰다. 한족(漢族)들이 오삼계를 씹어 먹을 듯 미워할만 하다.
또 한 사람이 있다. 남송의 재상 진회(秦檜)다. 금나라가 송의 도읍 개봉을 함락시키고 휘종과 흠종 두 황제를 끌고가자 흠종의 동생은 양자강 남쪽에 남송을 세웠다. 남송은 악비 장군의 선전으로 금나라를 곤경에 빠뜨린 영웅이다. 그 와중에 남송과 금나라는 강화 협상에 나섰고, 여기에 희대의 간신-매국노 진회가 등장한다.
금나라가 강화조건으로 “악비를 죽이라”고 요구하자 진회는 악비에게 모반죄를 뒤집어씌워 죽여 버린다. 악비가 죽고 남송과 금나라 사이에 강화가 성립되었지만 강화조건이 남송으로서는 너무도 굴욕적이었다. 금과 송의 관계를 군신(君臣) 관계로 규정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인들은 지금도 진회의 이름인 ‘노송나무 회(檜)’자를 이름에 쓰지 않는다.
역적과 매국노는 중국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조선일보는 어제 ‘만물상’ 칼럼에 오삼계와 진회 못지 않은 이 땅의 매국노를 소개했다. 양해를 얻어 그들의 맨얼굴을 소개한다. ‘정명수’는 병자호란 때 오랑캐의 포로로 끌려 갔으나 청나라 말을 배워 적장(敵將)의 역관(譯官)으로 돌아와 위세를 부렸다. 조선 사정을 밀고해 충신을 죽였고 간신과 결탁해 국정을 농락했다. 조정이 국방에 힘쓰려 하면 달려가 일러바쳤다. 조정은 그에게 뇌물을 먹였고 처가 친척 관노비까지 벼슬을 줬다. 청나라에 빌붙은 것은 오삼계와 똑같다.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는 일본의 개망나니들 소행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조선인 가담자가 있었다. ‘우범선’이다. 우범선은 왕실을 지키는 훈련대 대대장이었다. 그런 그가 일본군에게 궁궐 문을 열어주고 살육 현장을 호위했다.
일본 공사에게 만행을 재촉한 것도, 칼을 맞고 헐떡거리는 왕후를 불태운 것도 우범선이라는 기록이 있다. 청나라와 일제에 붙어 나라를 팔아 먹은 정명수·우범선 둘 다 동포 손에 죽었다. 친일파 이완용에 비하면 이 둘의 죄악은 조연급에 그칠지 모른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발광에 가까운 대한(對韓) 비난 속에 중국으로 달려가는 존재들이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에 ‘사드반대’ 글을 기고한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과 통일부장관이 그들이다. 그들의 글은 사드 배치를 무산시키려는 중국에 이용돼 우리에게 비수로 날아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명이 청와대와 언론, 심지어 더민주당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방문을 강행했다.
6인은 외교 국방 전문가도 아니다. 홍보전문가, 치과의사, 증권 전문가, 출판계 출신 등이다. 이들의 중국행에 문화일보는 ‘국해(國害)의원’이라고 비아냥댔다. 이들이 차라리 ‘여름 휴가’라고 했으면 국민들이 걱정을 덜 수 있었을지 모른다. 6인의 초선들이 중국 땅에 가서 과연 “사드는 북한 핵과 미사일 때문이며, 북한 핵과 미사일을 막지 못한 중국의 자업자득”이라는 말을 용기있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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