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한방에 쑥대밭 된 자칭 ‘핵 강국’
  • 한동윤
태풍 한방에 쑥대밭 된 자칭 ‘핵 강국’
  • 한동윤
  • 승인 201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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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8월 말 올해 열 번째 태풍 ‘라이언록’이 한반도를 스쳐 지나갔다. 애초 한반도는 ‘라이언록’의 간접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있었으나 갑자기 진로를 바꿔 한반도 북쪽 함경북도에 상륙했다. 그 바람에 함북 회령시·무산군·연사군·온성군·경원군·경흥군과 나선시 일대가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조선중앙방송은 추석 직전인 14일 “8월 29일~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북부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 피해는 해방 후 처음 되는 대재앙이었다”면서 “사망자와 행불자를 포함한 인명 피해는 수백 명에 달하며 6만8900여명이 한지에 나앉았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1만1600여동이 완전히 파괴된 것을 비롯해 총 2만9800여동의 살림집이 피해를 보았으며 900여동의 생산 및 공공건물들이 파괴 손상됐으며 도로 180여개 구간과 60여개 다리가 심히 파괴되어 교통이 차단됐고, 100여개소의 철길구간들에 진흙이 쌓이고 노반이 유실돼서 열차운행도 중지됐다”고 전했다. ‘라이온 록’ 한방으로 ‘핵보유 강성대국’이 처참하게 무너진 꼴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평양의 유엔상주조정관실을 인용해 “함북 홍수로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기가 막힌 것은 태풍 ‘라이언 록’이 북한 함북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과 달리 남한에는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라이언 록이 남한을 절묘하게 벗어나 북한의 함북 지역에 상륙하는 바람에 벌거숭이나 다름없는 함북 지역 주민들만 ‘홍수 폭탄’을 두들겨맞고 말았다.
‘라이언 록’으로 쑥대밭이 되기 직전 북한과 김정은은 5차 핵실험으로 기고만장했다. 그 직전 김정은은 SLBM(잠수함 발사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태평양과 미국 본토가 우리 손 안에 들어왔다”고 큰소리 쳤다. 그러나 그 순간 태풍 라이언 록은 북한에서 탈북자가 가장 많은 함경북도를 ‘융단폭격’했다. 김정은의 업보(業報)인 셈이다.
당장 미국을 향해 핵폭탄을 쏠 것처럼 기고만장했던 북한은 라이언 록으로 “해방 후 처음 되는 대재앙”을 겪자 꼬리를 내리고 국제사회를 향해 ‘앵벌이’를 시작했다.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피해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데 이어 14일 평양주재 아시아 국가 외교대표들을 초청해 “친선협조관계를 가진 아시아 나라들이 함북도에서 발생한 큰물피해복구사업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세계를 향해 떠벌인 바로 그 ‘핵‘이 국제사회의 태풍 피해 지원을 차단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핵 실험’에 처들일 돈으로 피해복구나 하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이 핵실험으로 전 세계에 대항하면서 홍수 재난에 대해 원조를 구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워싱턴 타임스도 “김정은 정권이 수 억 달러를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허비하면서 홍수 피해 지원을 국제기구들에 구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북한이 핵 시설과 핵무기 제조에 적어도 15억 달러를 투입했다며, 이 돈을 홍수 피해를 줄이는데 사용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AP 통신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 지도자들이 자국민의 민생 개선보다 권력 유지에 더 집착하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비판한 것도 북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마침내는 남한의 대북 지원 민간단체들도 북한 수해 지원계획을 백지화하고 나섰다. 연합뉴스는 16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를 인용, “9일 긴급상임위를 개최해 대북 수해복구 지원사업을 결의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자마자 북한 5차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원사업 추진 일정이 올스톱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을 인정받으면 세계에서 미·영·불·러·중·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에 이어 아홉 번째 핵보유국이 된다. 군사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태풍 한방에 20만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하고 먹을 식량과 물이 고갈돼 거렁뱅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강성대국’ 을 내세우면서도 비참한 수해 현장을 공개하며 국제사회의 동정을 갈구하는 ‘앵벌이질’을 서슴지 않고 있다. 태풍 피해로 고통받는 북한 인민들의 생존투쟁이 절실한 상황이다. 참으로 불쌍한 김정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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