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의 시급성 일깨운 국가경쟁력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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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의 시급성 일깨운 국가경쟁력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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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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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순위가 3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WEF가 27일 발표한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2016~2017’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조사 대상 138개국 가운데 26위로 평가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의 통계와 세계 각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각국의 국가경쟁력을 평가한 이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 2007년 역대 최고인 11위까지 오른 후 2012년 24위에서 19위로 단 한 차례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순위가 하락하거나 제자리에 그쳤다.
지난 2014년 역대 최저인 26위로 미끄러진 후 3년 연속 이 순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순위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참고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WEF의 평가는 ‘기본요인(Basic Requirements)’과 ‘효율성 증진(Efficiency Enhancers)’, ‘혁신 및 성숙도(Innovation and Sophistication Factors)’ 등 3대 분야의12개 평가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노동과 금융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12개 평가항목 가운데 ‘금융시장 발전’은 80위, ‘노동시장 효율성’은 77위에 그쳤다.
이밖에 ‘제도’ 역시 63위의 낮은 평가를 받아 이들 3개 항목이 전체 경쟁력 순위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거시경제 환경’은 노르웨이, 카타르에 이어 3위로 높게 평가됐으며 ‘인프라스트럭처’(10위)와 ‘시장 규모’(13위)도상대적으로 순위가 높았다.

나머지 평가항목들은 전체 국가경쟁력 순위와 비슷한 20위권으로 나타났다.
노동과 금융의 낙후성이 전반적인 경제 선진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은 다른 국제기구나 민간연구기관 등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고 우리의 체감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노동시장의 효율성’에 관한 세부 평가항목 가운데 ‘고용·해고 관행’(113위), ‘잉여인력 비용’(112위) 등은 100위권 밖으로 밀렸으며 특히 ‘노사간 대화’는 135위로 세계 최하위권이었다.
지난해 명목으로나마 유지되던 노사정 대화의 틀이 완전히 파탄 나고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노동계의 줄파업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합리적 해결책 모색을 위한 진지한 대화는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씁쓸하기는 해도 이런 평가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시장 발전’과 관련한 세부평가 항목 가운데 ‘은행의 건전성’(102위), ‘대출의 접근 용이성’(92위), ‘금융서비스의 기업 수요 충족’(81위) 등이 특히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정부는 노동·금융·공공·교육의 4대 구조개혁이 경제 선진화의 관건이라고 보고 이를 국가적 역점 시책으로 추진해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무능과 무소신 탓도 있겠지만, 기득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집단들과 당리당략에 몰두해 역할을 상실한 정치권 역시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것이다.
외환위기를 초래했던 외환보유고와 재정·무역수지 등 거시경제 지표는 세계 최상위의 평가를 받을 정도로 건전해졌지만 경제 주체간 대화, 타협의 실종과 그에 따른 갈등은 외환위기 당시보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대화의 질’이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WEF의 지적을 경청하지 않는다면 외환위기와는 다른 차원의 국난이 초래될 수도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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