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등짝이 시퍼런
육덕진 이 고등어는
어느 망망한 바다를 휘돌다 왔을까
데쳐도 푸릇한 이 시금치는
한 겨울 내내 오들오들 떨며
햇살 촘촘한 벨벳 같은 봄을
얼마나 간절히 기다렸을까
어느 농부의 허리는 무자리 진창에서
더욱 굽어 졌으리
차려진 한 끼의 밥상을 바라보다
무익한 생이 죄스러워
고해성사하듯 감사를 올리고
값없이 살아서는 아니 된다며
고개를 주억이며
밥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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