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가듯 미술관에 갈 순 없을까?’
  • 이경관기자
‘영화관 가듯 미술관에 갈 순 없을까?’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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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업가 요한 이데마, 미술관 100% 활용 위한 32가지 제안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한국인의 1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연간 4.12회다. 1년에 천만 명을 넘긴 영화가 두 편 정도 나온다. 미술관의 해당 숫자와는 비교할 수준이 아니지만 그 마음가짐과 감상에서는 비교할 만하다.
 영화관 가듯 미술관에 갈 순 없을까? 영화처럼 미술도 쉽게 즐길 수는 없는 걸까?
 그 답을 기획자이고 작가이며 문화 기업가로 일하고 있는 요한 이데마가 쓴 ‘미술관 100% 활용법’에서 찾아보자.
 이 책은 관람객의 미술관 방문을 좀 더 뜻깊게 만들어 줄 32가지 제안이자 실용적인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미술을 후천적으로 습득한 취향이라고 여긴다. 와인이나 치즈처럼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술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약간의 맥락과 올바른 마음가짐이 전부다.”(43쪽)
 저자는 작품으로 넘쳐나는 미술관에서 “미술관을 체크리스트가 아닌 일종의 메뉴”라고 여길 것을 조언한다. 또 그는 “미술은 벽에 걸려 있는 사물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사람과 만날 때에만 일어나는 사건”이라며 당신의 사고를 전환시킬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관람객을 미술관의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구경이 아닌 ‘발견’과 ‘경험’으로 이끈다.

 이 책은 사람들이 미술관에 관해 오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트 있게 딴죽을 걸며 도전장을 내민다. 미술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미술관 활용법을 제대로 알려준다.
 저자는 미술관을 100% 활용하기 위한 적극적인 관람객의 자세 등 ‘관람객 행동 매뉴얼’을 제시한다.
 △명작이든 아니든,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작품이 당신의 주목을 끌 수 있느냐에 있다 △미술관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때때로 좋은 신호다 △미술작품 앞에 서 있는 것과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 늘 같은 의미를 띠지는 않는다 △미술관 다리(어슬렁어슬렁 걸은 후 생기는 다리 통증)에 걸리는 걸 피하고 싶다면 ‘휴식을 취하고 틈틈이 수분을 섭취하라’와 같은 엄마의 잔소리를 기억하라 △캔버스에 포착된 풍경은 예술가가 생존하던 시대의 보편적인 관점과 연결되어 있다 △어떤 그림을 보고 첫눈에 혐오하게 되었다 해도 괜찮다. 하지만 계속 바라보라 △예술가가 작품의 제목을 정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관객이 작품을 경험하는 데 영향을 끼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미술은 당신이 시간을 들이는 데 따라 점차 그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음악을 미술과 짝지어보자. 새로운 세상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미술작품 앞에 서서 그것을 관찰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이해하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작품 설명문은 미술관에 자주 가는 미술 애호가들을 기쁘게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 다수는 곤혹스러움과 짜증을 느낄 뿐이다. 이 때문에 작품 설명문은 미술관의 가장 큰 문제가 되어버렸다”며 “미술관들이 불분명하고 허세 가득하며 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식으로 미술을 설명하면서 관객과의 사이가 틀어져버렸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작가와 진정으로 소통할 때 관객은 비로소 미술관이 편안해진다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 작품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향곡 감상은 40분, 영화 관람은 두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미술관에서는 미술작품과 얼마나 시간을 보낼지 당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미술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는 보람을 느낄 수도 있고 심지어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그저 미술관 안에 있다고 해서, 위대한 미술작품 앞에 서 있다고 해서, 또 그것을 감상한다고 해서 당신의 미술 경험이 의미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이 책은 그 오해를 납득하고, 미술관을 100%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미술관에 걸린 다양한 작품들은 자신의 마음을 읽어줄 관객을 기다리며 기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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