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총선참패 경고 무시한 박대통령
  • 한동윤
세월호·총선참패 경고 무시한 박대통령
  • 한동윤
  • 승인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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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에게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한번은 2년 전의 세월호 침몰 참사이고, 두 번째는 지난 4월 국회의원총선 참패다. 두 사건은 소통을 외면하고 독선에 빠진 박 대통령에게 주는 하늘의 경고(警告)나 다름 없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당시 ‘7시간’ 때문에 매우 시달렸다. 산케이 서울지국장이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최순실 남편이던 ‘정윤회’와 연결시키는 기사를 써 그를 고소하는 일까지 있었다. 야당은 입만 열면 ‘7시간’을 물고 늘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2014년 9월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뭐했느냐?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운운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7시간’이 문제된 것은 300명이 넘는 승객이 사망한 세월호 사고에 대한 관계자의 대면보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에 있었지만 누구로부터도 직접 사고를 보고받고 대책을 지시하거나 한 사실이 없었다. 박 대통령이 장관으로부터도 직접 대면보고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과, 박 대통령의 ‘불통’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확인 된 셈이다. 각료들의 대면보고 필요성을 건의 받으면 “꼭 대면보고 해야 하나요”라고 일축했다는 것이다. 그 시간과 공간을 일개 아녀자인 ‘최순실’이 차지했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뿐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대참사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소통은 여전히 먹통이고, 낙하산 인사와 수첩인사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가 최순실 인맥의 문화체육 관련 인사 전횡이다. 나아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라는 암덩어리가 태어나고 말았다.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문화체육정책을 쥐락펴락한 최순실이 대학 청강생이었고, 미국의 불법 학위장사 대학에서 가짜 석사학위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녀의 딸은 19살에 출산하고 이대에 억지로 비집고 들어간 철딱서니다.

박 대통령의 독선이 정점에 이른 때는 지난 4월 총선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완장’(腕章)을 채워 주고 유승민 의원과 ‘비박’에 대한 공천학살을 밀어붙였다. 이명박 대통령 때 ‘친박 공천학살’을 경험한 박 대통령이 똑같은 방법으로 ‘당 사유화’를 꾀한 것이다.
그 결과는 새누리당의 참패다. 참패 정도가 아니라 원내 다수당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이은 제2당으로 주저앉았다. 박 대통령에게 치욕을 안겨준 주인공은 박 대통령을 대통령 만드는 데 앞장섰던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겸 행복추진위원장이다. 역시 박 대통령을 도왔던 이상돈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국민의당에서 박 대통령의 패배에 일조했다. 박 대통령의 사람관리에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총선 참패에도 즉각 사과하지 았았다.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 표명이 나온 건 사흘 뒤였다. 마지못해 하는 사과로 들렸다. “총선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어도 밀어붙이기와 독선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런 박 대통령에게 ‘최순실 사태’는 세 번째 엄중한 경고에 해당된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다. 지난 27일 갤럽조사에서 14%를 기록했다. 사실상 ‘레임덕’이다. 야당은 ‘탄핵’을 꺼리고 있다. ‘역풍’ 때문이다. 그러나 거리에서는 ‘하야’요구가 넘쳐난다. ‘탄핵’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국가원수가 궐위 되는 상황은 나라와 국민의 불행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박 대통령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탄핵이나 하야는 과도한 주장이다. 박 대통령이 반역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내치를 잘못한 죄다. 내치 잘못을 뉘우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한 뒤 국정을 바로 잡으면 된다. 더구나 우리는 전쟁 미치광이 김정은을 주시해야 한다. 거의 붕괴 직전인 북한 정권을 앞에 놓고 최순실 사태를 야기한 박 대통령이 원망스럽다. 입이 귀에 걸렸을 김정은을 생각하면 부아가 치민다. 박 대통령은 ‘역사에 지은 잘못’을 속죄하는 심정으로 최순실 사태를 해결하고 나랏일에 순교할 각오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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