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절망케 한 ‘학사농단’ 엄정 처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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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절망케 한 ‘학사농단’ 엄정 처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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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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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서울시교육청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서울 청담고교에 재학할 때 저질러진 ‘학사농단’의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정 씨는 대한승마협회의 허위공문을 근거로 무단결석을 출석으로 인정받는 등 출결과 성적 관리 등에서 비정상적이고 광범위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규정을 어긴 채 멋대로 승마대회에참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얻은 대회 성적과 생활기록부 등을 토대로 많은 수험생이 선망하는 이화여대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니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순실 씨가 국정을 농단하며 이권을 챙길 때 보인 오만방자하고 몰상식한 행태는 딸이 다니던 학교에서 교사들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최 씨는 딸에게 대회참가 규정을 지켜달라고 한 여성 체육 교사를 찾아가 학생들 앞에서 “너 같은 건 교육부 장관에게 말해 바꿔버린다”는 폭언을 퍼부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 씨는 여러 차례 교장·교사에게 금품 전달을 시도했으며 한 교사에게는 실제로 30만원의 현금을 준 사실이 적발됐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조차 망각한 최씨의 언행이 비난받아 마땅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학교 측이 최 씨의 위세와 금품공세에 굴복해 탈법적인 학사처리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면 그 또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가 실제로 등교한 날이 졸업에 필요한 수업일수에 미치지 못하는 점, 규정을 위반해 대회에 출전한 점 등을 들어 고교 졸업 취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 씨의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대를 특별감사한 교육부도 18일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화여대는 2015년 체육특기생 대상 종목을 늘리면서 승마를 포함했고 정씨가 대회 성적 제출기한이 지난 뒤 획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입시에 반영했으며 정 씨의 서류평가 점수는 합격권에 미달하는데도 면접에서 압도적인 점수를 줘 합격시켰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서울시교육청이 정 씨의 청담고 졸업을 취소하게 되면 이화여대 입학도 자동 취소되지만, 교육부 역시 이화여대 입학 전형 과정에서 심각한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정 씨의 입학 취소를 이대에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처구니없는 ‘학사농단’의 실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 뒤늦게라도 바로잡을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는 위법에 대한 엄정한 조치에 한치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아무런 공적 지위도 없이 막후에서 실세 행세를 하며 사익을 취한 것도 중대한 범죄지만, 교육의 정의를 무너트린 행위 역시 그에 못지않게 심각히 볼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부터 불의가 판을 치는 것을 보면서 체념을 배우도록 할 수는 없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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