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황소처럼 뚜벅뚜벅 가라
  • 한동윤
황교안, 황소처럼 뚜벅뚜벅 가라
  • 한동윤
  • 승인 20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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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전국민의 시선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쏟아지고 있다. 탄핵 당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 ‘유폐’된 가운데 대통령 역할을 수행하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황 대행도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대통령 권한대행’ 역할을 적극 수행하고 있다. 반면 그 같은 황 대행을 보는 야당의 시선이 곱지 않다. 여차하면 정치적 탄핵이라도 불사할 분위기다.
지난 2004년 탄핵 당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행한 고건 국무총리는 매우 수동적이었다. ‘의전’(儀典)에 치우친 권한대행이었다는 게 주변의 평가였다. 그에 반해 황 대행은 고 전 대행과 사뭇 다르다. 야당과 마찰을 피하지 않으며 외교·안보·민생·경제 현안을 두루 챙기고 있다. 박 대통령을 의식한 듯한 모습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게 야당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를 거부하고 새누리당을 뺀 ‘야·정 협의체’를 주장하자 이 협의체에 불참하기로 한 것이다. 야당이 ‘친박’이 당권을 쥔 새누리당과 마주하지 않겠다고 하자 황 대행은 “여당이 빠진 협의는 수용할 수 없다”며 부정적이다.
이어 야당이 요구하는 20~2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도 출석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행 국회 출석’은 여야 3당 원내대표 합의사항이다. 총리실은 “헌법상 대통령은 대정부 질문 출석 대상이 아니고, 대통령 권한대행도 국회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군 통수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이 국회에 장시간 머무를 경우 국가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 대행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를 방문해 치안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주민이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정국이 안정됐으면 한다”고 하자 그는 “우리가 단합하면 조만간 위기가 극복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보부터 다지는 행보다.

그러자 야당이 거세게 반발했다. 견제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그날 원내 대책 회의에서 “황교안 총리님, 대통령 되신 것 아니거든요”라며 “폼 잡지 말고 (국회 나와서) 본인의 국정 운영 구상을 설명하라. 박근혜 대통령 흉내 내지 말라”고 힐난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황교안 체제’를 일단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20~21일(국회 출석)이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가 가만 있을리 만무하다. 그는 14일 황 권한대행에 대해 “마치 탄핵 가결을 기다린 사람처럼 대통령 행세부터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 것도 모자라 “황교안 체제는 단기 과도 관리체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황 총리는 대통령 탄핵 가결과 함께 사실상 정치적 불신임을 받은 상태”라고 했다. 당장이라도 탄핵할 태세다. 추 대표는 발언 내내 황 권한대행을 ‘총리’로 호칭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호칭에 불만이 있는 듯한 분위기다.
야당이 박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헌법’에 의한 것이다. 황 총리가 그 즉시 대통령 권행대행을 맡은 것 역시 ‘헌법‘에 따른 조치다. 야당이 그런 대통령권한대행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면 헌법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조심해야 한다. 더구나 안보와 경제가 위기인 상황에서 황 대행까지 흔들면 어떤 역풍이 불지 모른다.
황 대행 역시 ‘대행’일 뿐 ‘대통령’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국회와 야당과 긴밀히 협조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회 출석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황 총리가 오히려 지혜를 발휘하는 게 필요하다.
당대의 관상가 신기원 선생은 황 대행의 관상을 극찬했다. 그는 “김종필 씨는 세상에 없는 귀상(貴相)이다. 그런데도 최고 권좌(대통령)에 못 오른 것은 탁성(濁聲) 때문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목소리까지 갖춘 귀상이다”라고 황 대행의 상(相)을 극찬했다. 당대의 ‘영웅’은 시대가 만든다. 황 대행이 박 대통령 탄핵이 최종 결론날 때까지 위기에 갇힌 국가를 구하고 민생에 희망을 준다면 그의 장래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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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2016-12-16 14:14:32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야당들의 국회출석에 황대행이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야당은 국민들보다 자신들의 밥그릇에 혈안이 되어있는 무리들입니다.
황대행이 야당과 얽히는 순간 모든 국정은 올스탑되는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내가옳니니가옳니 기나긴 갑론을박만 펼쳐질 것입니다.
국정은 절대 멈춰져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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