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밝았는데 ‘안철수’ 가 안 보인다
  • 한동윤
새해 밝았는데 ‘안철수’ 가 안 보인다
  • 한동윤
  • 승인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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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안철수 의원이 사라졌다. 연말 연시 정치인들, 특히 자칭타칭 대권주자들이 머리를 들고 여기저기 나타나야 할 시점인데도  안 의원 모습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누구보다 앞장서 주장했던 그가 박 대통령 탄핵에 즈음해 왜 모습을 감췄을까?
안 의원은 새해 첫날 국립현충원 참배, 신년 단배식 등 새해맞이 당 공식 일정에 모두 불참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대표적 ‘친(親) 안철수파’인 김성식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사실상 칩거에 들어갔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안 의원의 단배식 불참에 대해 “함께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좀 생각이 깊으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당초 새해를 맞아 호남 방문 일정 등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호남세력’이 주도권을 장악한 사실이 확인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 4개월 만에 ‘원내 3당’을 일궈낸 주역임을 자부해왔는데 사실상 호남세에 의해 변두리로 밀려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풀이다. 일각에선 안 의원 탈당설까지 나올 정도다.
안 의원은 지난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호승 시인의 ‘넘어짐에 대하여’라는 시를 올리기도 했다. 그는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한번만 넘어지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셀 수 없이 넘어지는 게 우리의 삶”이라며 “넘어졌다고 주저앉지 않고 일어서고 또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면 끝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다시 일어서겠다“는 각오 피력이지만 그가 ‘넘어졌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국민의당이 안 의원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광고리베이트로 그가 대표를 사퇴하자 호남 주류들은 ‘안철수 지우기’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의원총회에서 김경진 의원(광주 북갑)이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혼자 뛰는 정당으로 되겠는가. 안철수 한 사람으로 될까 의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주현 의원도 “안철수당을 만들면 당도 어려워지고 정권교체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안철수당 위주로 가면 손학규 같은 사람이 오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월 총선에서 ‘안철수’ 한 사람을 내세워 38석을 얻는 승리를 거두고도 4개월 만에 ‘안철수 불가론’이 터져나온 것이다.

안 의원으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하지 않았으면 국민의당은 ‘호남 자민련’으로 낙인 찍혔을 것이고, 수도권에서 그 많은 지지율을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데 선거가 끝났다고 호남세가 당을 장악하고 당권을 휘두르는데 기분 좋을리 만무하다.
게다가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적극 지원한 김성식 의원이 큰 표차이로 떨어졌다. 국민의당이 ‘호남당’이라는 이미지를 씻기 위해 서울 출신인 김 의원을 밀었는데 호남이 똘똥 뭉쳐 물을 먹였다고 내심 불쾌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의 ‘탈당설’은 그래서 나왔다.
더 불쾌한 것은 당 주류가 ‘안철수’보다 ‘손학규’에 쏠리는 것같은 분위기다. “안철수 - 손학규 대선후보 경선”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국민의당 창업주인 안 의원으로서는 앉아서 평가절하 되는 기분을 느꼈음직 하다. 급기야 당이 ‘반기문’으로 내달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뿐만 아니라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주도하는 개혁보수신당과 연대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안 의원으로서는 선별해서 연합-연대해야 하는데 당이 ‘아무나 연대’로 가는 것같아 언짢은 표정이다. 마침내 안 의원의 대선후보 지지율도 추락하고 있다. 결국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게도 밀려 5위로 주저 앉았다. ‘안철수 위기론’이 나올만 하다.
안 의원의 ‘함량’(含量)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의사와 교수 출신으로 대권을 넘볼만한 자질이 되느냐는 것이다. 안 의원으로서는 자신의 손을 벗어나는 국민의당부터 추스려야 대권이든 뭐든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을 만들어 박지원 등 호남출신들에게 좋은 일만 시켜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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