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 가족관리 제대로 해야
  • 한동윤
대권도전? 가족관리 제대로 해야
  • 한동윤
  • 승인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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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0년 임기를 마치고 어제(12일)귀국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유엔수장으로 대과 없이 임무를 마치고 금의환향(錦衣還鄕) 한다고 볼 수 있다. 반 전 총장이 유엔 경험과 축적을 조국에 어떤 식으로 기여할지 국민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내 한몸 불사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으니 일단 ‘대권 도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러나 그의 귀국길에는 암초가 널려 있다. 대권도전을 선언하기도 전에 발목을 잡고 잡히는 일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야당은 혹독한 검증을 통해 대권도전을 아예 중도포기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게 박연차의 ‘23만 달러’다.
한 시사주간지 보도로 불거진 ‘박연차 돈 23만 달러 수수 의혹’은 며칠 지나지 않아 가라앉았다. 시사저널은 반 전 총장이 외교장관 시절 외교장관 공권에서 열린 베트남 외교장관 환영만찬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그 보도는 그날 만찬에 참석한 기업인에 의해 완벽하게 부정당하고 말았다.

또 모 신문은 2009년 박연차를 수사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반 총장 대선 출마설이 나오자 “반기문 웃긴다.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날 텐데 어쩌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저런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나”라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인규 전 중수부장도 “그렇게 말한 사실이 전혀 없다. 정정보도 하지 않을 경우 고소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그 신문은 바로 꼬리를 내렸다. 23만 달러설은 해명됐지만 반 전 총장의 대권 가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는 더 심각한 팩트가 터져 나왔다. 반 전 총장이 뉴욕발 서울행 귀국 비행기를 타기 바로 전날인 10일(현지 시간) 그의 동생 반기상 전 경남기업 고문과 조카 반주현 씨가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것이다. 미 언론들은 일제히 “전직 유엔 사무총장의 친척들, 거액 뇌물죄로 기소”라는 제목으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범자의 배신이 있었다. 도둑들 사이에 명예심이 없다는 격언을 입증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으로서는 귀국 전날 아주 고약한 선물을 받은 셈이다.
공소장과 미 법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3~2014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경남기업은 그 타개책으로 베트남에 있는 72층 복합빌딩 ‘랜드마크 72’를 매각하려 했고 이를 성사시키려고 반기상  전 고문과 그의 아들인 주현 씨가 중동 국가(카타르)의 한 관리에게 뇌물로 50만달러(6억원)를 건네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매각 주간사였던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이사였던 주현 씨는 해리스와 문자메시지· e메일을 통해 이 문제를 협의하면서 뇌물을 표현할 때 ‘장미(roses)’라는 암호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주현 씨는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에서 체포돼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고, 반 전 고문과 해리스는 수배 상태다.
당시 반 전 총장도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그러나 동생과 조카가 (불미스럽게) 연루된 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 전 총장으로서는 정말 달갑지 않은 ‘귀국선물’을 받은 셈이다. 대권은 쉽지 않다. 대권을 목표로 한다면 가족과 주변부터 깨끗이 해야 한다. 그건 반 전 총장만이 아니다. 다른 대권주자 모두에게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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