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다가온다- ‘가짜 뉴스’ 에 속지말자
  • 한동윤
선거 다가온다- ‘가짜 뉴스’ 에 속지말자
  • 한동윤
  • 승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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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해 12월 23일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AWD뉴스’라는 웹사이트에서 ‘파키스탄이 시리아에 지상 병력을 파견할 경우, 이스라엘이 파키스탄을 핵 공격으로 파괴할 것’이라는 ‘뉴스’를 발견했다. 이에 놀란 아시프 장관은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파키스탄 역시 핵보유국이란 사실을 잊은 것 같다”며 핵 위협으로 대응했다. ‘AWD뉴스’는 ‘페이크 보도’였다. ‘가짜 뉴스’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렸다. “힐러리 클린턴이 이슬람국가(IS)에 무기를 판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트럼프 지지”, “클린턴, 유세 대가로 가수들에게 6200만달러(약 731억원)줘”가 대표적이다. 트럼프에게 유리하고 클린턴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음해하는 가짜 뉴스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주류 매체 뉴스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장(DNI)이 러시아가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해킹까지 자행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미국의 미디어 전문가 크레이그 실버맨은 온라인매체 버즈피드에 가짜 뉴스의 영향력을 분석한 보고서를 실었다. 가짜 대선 뉴스 상위 20개와 실제 대선 뉴스 상위 20개의 참여도를 비교해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 뉴욕타임스(NYT) 등 유력 매체 뉴스에 대한 반응보다 가짜 뉴스에 대한 반응이 더 커졌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대선 직전 3개월간의 상위 5개 가짜 뉴스를 분석한 결과는 5개 모두 클린턴 전 장관에게 불리한 가짜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한다. 클린턴으로서는 선거 결과가 억울할 수 밖에 없다. 국민투표에서 이기고도 선거인단 선거에서 진 것도 분한 데 ‘가짜 뉴스’에 농락당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가짜 뉴스’를 쉽게 판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짜’가 페이스북같은 SNS에 버젓이 올라 실시간 접속률 상위에 랭크되면서 광범위하게 확산된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 등에서는 게시물을 읽기 전 제목과 이미지만 노출되는데, 이때 사실을 완전 왜곡한 제목이 사용되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포털 뉴스도 네티즌들을 ‘낚기 위해’ 내용과 관계 없이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제목을 다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정치권도 ‘가짜 뉴스’에 당했다.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이 반기문 전 총장의 한국 대통령 선거 도전이 명백하게 유엔 정신과 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고 했다는 가짜 뉴스 때문이다. 이 내용이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임 유엔 총장은 반 전 총장이 한국 선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유엔 정신과 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반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도 ‘원칙주의자 구테흐스 유엔 신임 사무총장이 반 전 총장의 한국 대통령 출마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했다’고 주장한 뒤 “반기문 대선 출마는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주장은 ‘가짜 기사’가 근거였다. 유엔 대변인은 14일 “구테흐스 총장이 이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견해를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안지사와 정 전 의원은 사과해야 했다. 더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당선되자 “트럼프에 조롱당한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이나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트럼프가 선거 유세 중 힐러리를 공격하기 위해 “여성 대통령의 끝을 보려면 한국 여성 대통령을 보라”고 말했다는 가짜 뉴스에 낚인 것이다. 대선이 다가온다. 또 얼마나 많은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릴지 끔찍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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