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종
요즘 농촌에는
하도 사람이 없
모는 기계가 심고,
논매기는 황새가 한다.
황새가 사람처럼 흰옷을 입고
천연덕스럽게 논을 맨다.
초로(初老)의 밤
아름다운 추억 때문에
풍치(風齒)를 한입 가득 물고,
치통(齒痛) 때문에 괴로워 잠 못
이룬다.
조그만 풍치 하나가
온몸을 비수로 쑤셔댄다.
괴로운 추억보다 더 괴로운 건
치통이다.
세월 앞에는 덩치 큰 바위도 풍화되는데
사람의 이빨쯤이야.
고통마저도 산 자(者)의 특권인 것을,
멎지 않는 치통이
나를 철학자로 추켜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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