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승리만이 살 길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프랑스전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여장을 챙겨 도르트문트로 향했다.
19일 밤(이하 한국 시간) 이곳에서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상대인 스위스의 토고 2차전을 분석, 새 전략을 짜기 위해서다.
이날 핌 베어벡 수석 코치와 동행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꼼꼼히 스위스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후반 종료 직전 스위스의 트란퀼로 바르네타의 오른발 슛이 골 포스트를 튕겨 불과 5㎝ 차이로 토고 골 네트를 흔드는 순간 한국과 스위스의 처지는 엇갈렸다.
한국으로서는 스위스와 `비겨도 16강 간다’는 전략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물론 프랑스가 토고전에서 비기거나 지면 한국은 스위스전(24일 오전 4시) 결과에 상관없이 16강에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프랑스가 토고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 자력으로 16강 티켓을 따려면 스위스를 반드시 꺾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고전(13일)과 프랑스전(19일)에서 전반 수비 위주의 전술을 구사하다 후반에 공격수들을 집중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다소 수세적 전술이었지만 두 경기에서는 적중했다.
그러나 반드시 승점 3점을 확보해야 하는 스위스전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스위스는 지난 두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할 만큼 강고한 수비라인을 자랑하는 데다 비겨도 아쉬울 게 없어 한국전에서는 더욱 탄탄한 수비라인을 구축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자칫 초반 무기력증이 반복된다면 한국은 스위스의 의도에 말려들며 우리 뜻대로 경기를 풀어 가지 못하게 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어떤 전략으로 스위스전을 맞이할까. `후반 마법’을 `전반 마법’으로 바꿔 초반부터 선제골을 위해 달려들 것인지, 아니면 이전 두 경기처럼 전반엔 수비를 튼튼히 하며 힘을 비축한 뒤 후반 들어 몰아칠 것인지다.
또 초반부터 몰아칠 경우 상대 역습은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 공수 밸런스를 깨지 않고 공세를 취할 압박 형태는 무엇일지, 스위스전 관전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머리는 매우 복잡했을 것이다.
스위스가 토고를 상대로 노출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 방법을 베어벡 코치와 수시로 논의하며 아드보카트 감독은 작전 구상을 마쳤다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머릿속에 그린 구상은 21일 오전 울리히 하버란트구장에서 실시할 훈련부터 선수들에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드보카트 감독이 스위스-토고전을 관전, 전략 구상에 나서면서 20일 오전 레버쿠젠의 울리히 하버란트구장에서 실시한 회복 훈련은 홍명보 코치와 압신 고트비 코치가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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