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류
  • 경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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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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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텃밭에 물 대려고 호스를 끌어놓고 꼭지를 틀자
콸콸 이랑 따라 물이 흐른다
흐르던 물줄기가 움푹 패인 구덩이에서 멈춘다
그 구덩이를 기어이 다 채우고 나서야
넘쳐흘러 목마른 밭을 적셔나간다

사랑을 갈구하고 진리를 추구했으나
이 가슴에서는 무엇이 세상으로 넘쳐 흘렀나
아직도 욕망의 구덩이를 더 깊게 파고 있는 무익한 이 생아
가난한 사람이 저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돕고

눈물을 흘리며 다른이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들은
내면에 사랑이 넘쳐 흐른 것이었어

이 메마른 가슴을 먼저 채워야 해
나를 채우므로 나 먼저 아름다워져
세상 무수한 꽃 중에 비로소 한송이 꽃이 되리니
봉우리 속에 머금은걸 더는 가둘 수 없어
넘쳐흐른 그것이
온 거리에 흩날리는 향기 되는 것처럼
내혼에 가득차면 흘러넘치겠지
아픈 나보다 더 아픈 누군가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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