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바람만 있다면 그냥 즐기는거야!
  • 경북도민일보
바다와 바람만 있다면 그냥 즐기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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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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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운동치 A씨의 `윈드서핑 입문기’  
 
포항 북부해수욕장 해양스포츠 교실에 참가한 시민들이 윈드서핑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일 뙤약볕이다. 밤낮없는 열기, 후덥지근 바람… 얼음물 몇 사발 들이켜도 삐질 땀방울은 또 다시 흐른다.
 워이~정신차리자. 일단 우리에게 주워진 환경을 생각하자.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거기에다 청정 동해안을 끼고 있는 포항. 우리가 터 붙이고 사는 곳 아닌가.
 아무리 더워도 바다가 들끓지는 않고, 폭염에도 바람은 분다.
 그럼 이제 뭐하지? 맞다. 윈드서핑!
 
 
 
 운동치 A씨. 100M 달리기를 20초에 끝는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다.
 게다가 처서도 지났는데 8월의 해 꼭지는 여전히 기세등등이다.
 그의 몸과 마음은 끈적한 열대야로 널부러진지 오래다.
 그러던 중 A씨의 귀를 잡아끄는 시원한 소리 하나.
 포항 북부해수욕장에 <하계 해양 레저스포츠 교실>이 열렸다는 것.
 윈드서핑과 스노클링 등 수상 레포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천우신조. 하늘이 주신 절호의 기회다.!”
 가뜩이나 주말이면 갈 때 없어 방황하던 A씨는 기대에 부풀었다.
 여태껏 북부해수욕장에서 물놀이는 한번도 즐겨본 적이 없던 터라 잠시 망설였지만.
 지난 주말인 19일 오전 북부해수욕장. A씨는 전날 밤잠을 설쳤다.
 운동치이나 그에게도 꿈이 하나 있다. 사람과 바람, 돛이 하나돼 물위를 나르는`수상 레포츠의 꽃’. 윈드서핑 아닌가.
 “땅에선 날고 기지 못해도 바다에서만은 다르리라.”
 지난 3일부터 해양스포츠 교실을 운영중인 윤성수(39)강사를 그곳에서 만났다.
 “저기~ 선생님… 저 소문난 운동치인데 과연 잘 탈 수 있을까요?”
 “걱정마세요. 그냥 즐기면 됩니다. 365일 바람과 바다만 있으면 누구나 탈 수 있는게 바로 윈드서핑이예요.”
 먼저 육지에서 가상연습이 시작됐다.
 출발은 간단한 용어설명부터. “윈드서핑은 크게 판(보드)과 돛(세일)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보드를 타고 바람을 이용해 물살을 헤치는 운동이죠.”
 다음은 기본동작 익히기.
 `출발 5동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보드 위에 두 발을 올린다-> 오른발은 바깥으로 45도, 왼발은 직각으로 디딘다-> 무릎은 적당히 구부리고 돛을 천천히 올린다-> 마스터(돛대)를 두손으로 잡는다->왼쪽부터 차례로 돛대 손잡이를 잡아 균형을 맞춘다
 이날 체험교실 수강생은 모두 20여명.
 때 마침 포항철강공단의 한 중소기업에서도 해양스포츠 단체 체험에 나섰다.
 “그럼 바다로 나가볼까요”
 보드 너비 2m53㎝. A씨는 성인 키를 훌쩍 넘는 서핑 장비를 끌고 바다로 갔다.
 땅에서는 한 덩치하던 보드가 바닷물에선 가뿐히 떠올랐다.
 아뿔사.
 몸치녀의 저주인가. A씨는 첫 징조부터 불길했다.
 보드위에 올라가질 못한다. “1m 폭 위에 두발을 붙이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윈드서핑은 무동력이다. 순전히 사람과 자연의 힘으로만 움직인다. 당연히 조화와 균형이 필수적이다.
 함께 바다로 향했던 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연거푸 바다로 다이빙하는 수강생이 태반이다.
 “힘으로 타는 게 아니죠. 몸을 경직시키면 균형이 깨지게 돼 있어요. 자연스럽게 파도를 느껴보세요.”
 윤 강사의 코치에 수강생들은 일제히 `자연스럽게…편하게…’를 주술처럼 중얼거리며 다시 보드에 몸을 실었다.
 우여곡절 30여분이 흘렀을까. A씨는 드디어 보드 입성에 성공했다.
 기쁨도 잠시. 세일 잡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돛을 올리는 줄을 있는 힘껏 당겼다.
 이런. 다시 바다로 풍덩~. 갑자기 앞쪽으로 쏠린 힘에 균형이 무너진 것이다.
 “하하~ 그래서 돛 올리는 품새를 보면 본인 성격을 금방 알 수 있죠. 급하면 결코 탈 수 없는게 또 윈드서핑입니다.”
 윤 강사의 지적에 가슴 한구석이 콕 찔리는 A씨. 사실
 이날 체험에 참여한 조광노(42·태창철강)씨는 “보드 올라서기 보다 백배는 더 어려운 게 세일 잡기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10여차례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바닷물 먹기를 반복할 그때.
 A씨는 어느 순간 흔들리던 자신의 발이 안정을 찾고 있음을 깨달았다.
 넘실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여유까지 생겼다.
 “이제 지긋하게 줄을 당겨보세요. 5동작 알죠. 왼쪽팔을 천천히…”
 여재동(25)보조강사의 구령에 맞춰 그는 돛을 수면위로 들어올렸다.
 8월의 태양 아래 드디어 연두빛 돛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보드가 가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세요. 바람만 제대로 불면 시속 50∼60㎞도 문제없어요.”
 “어~ 선생님 돼요. 보드가 움직여요. 오~~”
 환호의 괴성(?)을 지르던 A씨는 그만 균형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다.
 짠물 또 한사발 들이켰다. 그래도 운동치의 불명예를 씻는 순간이었다.
 “푸아! 선생님~ 다시 한번 하죠”
 A씨는 다시 힘차게 보드에 올랐다.
 하얀 포말을 그리며 바람을 가르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인터뷰 '포항시생활체육 윈드서핑聯 사무국장 윤성수'    ------------------------
 
 
 
  “포항은 윈드서핑 메카로 최적지입니다.”
 윤성수(39·사진)씨는 영일만을 끼고 있는 포항이 앞으로 세계적인 윈드서핑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경기도 평택시청 윈드서핑 실업선수다.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도 겸하고 있다.
 그는 또 현재 포항 북부해수욕장 해양스포츠 무료교실을 열고 있다. `윈드서핑 대중화’를 위해서다. 포항시가 마련한 체험교실은 다음달 2일까지 운영된다.
 19일 윤씨를 만나 윈드서핑의 대중화 방향 등을 물었다.
 -윈드서핑은 어떤 운동인가.
 “보드로 파도를 타는 서핑과 돛을 달아 바람을 이용해 물살을 헤치는 요트의 장점만을 따서 만든 수상 레포츠이다. 1976년 국내 도입 이래 전국적으로 동호인 수만 3만여명이 넘는다. 포항에도 200여명의 서핑 매니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처음 윈드서핑을 접하게 된 계기는.
 “거제도가 고향이라 바다가 마냥 좋았다. 그러던 중 1985년 고1때 우연찮게 윈드서핑하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90년부터 6년간 국가대표로 뛰었고 2000~2002년까지 국가대표 코치로 활동했다.”
 -윈드서핑의 장점은.
 “장비와 조작이 간편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강, 호수, 바다 등 물과 바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 또한 윈드서핑은 보드의 절묘한 균형감각과 세일의 조정성에 그 매력이 있다. 바람과 물살을 가르면 쌓였던 스트레스도 절로 날아간다. 전신운동을 할 수 있어 밸런스, 지구력 단련에 최고다.
 -북부해수욕장 체험교실을 운영중인데.
 “시민들 반응이 정말 대단하다. 윈드서핑 때문에 평소에는 쳐다도 안봤던 북부에서 처음 물놀이를 즐겼다는 시민들도 많았다. 주말이면 이곳으로 출근하는 가족들이 있을 정도다.”
 -윈드서핑 환경으로 포항은 어떠한가.
 “포항은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특히 북부, 송도, 도구해수욕장은 지리적 환경이 윈드서핑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영일만의 잔잔한 파도와 도심지를 끼고 있는 해수욕장 등 윈드서핑 메카로 발전시킬 요소가 충분하다.”
 -윈드서핑 도시로의 발전하기 위해서는.
 “포항의 도심지 바닷가를 해양 스포츠를 이용한 테마형 해수욕장으로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 실예로 일본 도쿄 인근의 주시시는 대표적인 윈드서핑 도시다. 그곳의 자연환경은 포항의 영일만과 거의 흡사하다. 주시시는 윈드서핑으로 먹고 사는 도시다. 포항시가 벤치마킹하기에 더 없이 좋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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