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술을 마시고 머리가 어지러워서 밖에 나왔는데 눈을 뜨니 응급실이었어요. 누군가 저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해요.”
대학교 입학시즌만 되면 신입생 환영행사에서 어김없이 주량보다 과도하게 술을 마시고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새내기들이 있다.
‘술은 자꾸 마시면 주량이 는다’는 선배들의 말을 믿고 넙죽넙죽 받아 마시다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잃고마는 것이다.
김병성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량이 는다는 것은 수개월에 걸쳐 우리 몸이 알코올에 적응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하룻밤에 많은 술을 먹으면 주량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우리나라 사람의 15%는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다”고 강조했다.
술은 위에서 50%가량 흡수되므로 빈속에 술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 이 때문에 술자리에서는 안주와 물, 이온음료 등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에너지 드링크 등 각성제를 술에 타거나,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마시면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빠르고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까지 본인의 주량을 미리 측정해볼 수 있는 약이나 혈액검사는 아직 없다. 이 때문에 ‘눈을 감고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코에 갖다대는 것’과 같이 구체적인 행동을 지시했을 때 하지 못하거나 바닥에 있는 직선을 따라 똑바로 걷지 못하면 더이상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알코올을 분해할 때는 물과 당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올 경우에는 ‘포도당 수액’ 등을 정맥주사해 탈수를 막고, 해독을 돕게 된다. 의식이 없어 의료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를 통해 골절이나 뇌출혈을 확인한다.
기동훈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성별, 기저질환, 유전 등에 따라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고,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에 술을 마시다가 머리가 빙빙 돌면 그만 마셔야 한다”면서 “대학생활에서 술을 잘먹는 사람이 주는 호감도보다, 취했을 때 흐트러지지 않고 주변사람들을 잘 챙기는 사람이 주는 호감도가 더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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